'묵묵부답' 태영…대통령실·총리까지 "자기 뼈 깎아라"

입력 2024-01-07 18:26   수정 2024-01-08 01:22


‘태영의 시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백기투항’과 ‘꼬리 자르기’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데드라인(지난 주말)까지 못 박고, 자구안 확약 및 추가 대안을 내놓으라는 ‘최후통첩’을 했지만 답을 제시하지 못하면서다. 정부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대통령실과 국무총리까지 나서 “자기 뼈를 깎는 자구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에 대비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등 ‘플랜B’ 검토에도 들어갔다.
“경영자가 책임져야”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이날까지 채권단 및 금융당국에 기존 자구안 확약 및 추가 대안 제시 방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 주말에도 채권단 및 금융당국과 물밑 협상은 계속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깨진 신뢰를 회복할 만한 충분한 대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을 시작하려면 채권액 기준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태영이 자구노력을 약속해 놓고 아직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지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영책임은 경영자가 져야 하는 것”이라며 “경영자가 자기의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내건 전제 조건은 ‘약속 이행’이다. 태영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890억원을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연대채무 해소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자구안에는 계열사 에코비트와 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도 포함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태영 측이 이 자금을 태영건설에 그대로 지원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 오너 일가의 티와이홀딩스 지분(33.7%)도 담보로 내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SBS 지분 38.1%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너 일가가 지주사와 SBS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태영건설 부도를 감수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주사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해 언제든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어야 약속을 지키지 않겠느냐”고 했다.
태영, KKR과 ‘뒷거래’ 시도
태영은 기존에 제시한 자구책을 이행하라는 금융당국의 말을 거부하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찾아가 ‘뒷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영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태영 측 고위 관계자는 KKR에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고 살려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회동을 한 시점은 윤 회장이 확보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는 대신 티와이홀딩스가 발행한 영구채를 인수하기로 한 이사회 결정이 내려진 뒤다.

태영이 KKR을 찾아간 건 에코비트 때문이다. 태영은 KKR과의 50 대 50 합작사인 에코비트를 매각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태영이 지난해 1월 유동성 확보를 위해 KKR로부터 4000억원을 차입할 때 맺은 주주 간 계약이다. 티와이홀딩스에 심각한 재무적 이슈가 발생하면 KKR이 태영의 에코비트 지분을 몰취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태영으로선 태영건설을 법정관리에 보내더라도 티와이홀딩스와 SBS를 살리기 위해 에코비트 매각 대금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KKR 설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한종/박종관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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