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으로 돈 쏟아부었는데…애타는 하이트진로 [하헌형의 드라이브스루]

입력 2024-01-09 16:04   수정 2024-01-09 16:27


하이트진로가 작년 4월 출시한 맥주 ‘켈리’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전반적인 맥주 소비 감소세와 일본 맥주의 거센 공세 속에 하이트진로의 주력 맥주인 ‘테라’의 시장점유율도 하락세다. 두 제품 판매 부진으로 맥주 부문 적자 탈피에 나선 하이트진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켈리의 작년 11월 소매점 매출은 170억9300만원으로 전달보다 6.2% 줄었다. 맥주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해도 매출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전체 맥주 소매점 매출은 4.5% 감소했다. 일본 ‘아사히’의 경우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열풍에 힘입어 매출이 오히려 14.1% 늘었다.

하이트진로가 야심차게 선보인 켈리는 국내 단일 맥주 브랜드로는 최단기간인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330mL 기준 3000만 병) 판매 기록을 세웠다. 2019년 3월 출시된 테라의 최단 기록을 3일 단축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직후 “켈리와 테라의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출시 석 달째인 작년 6월엔 오비맥주 카스와 테라에 이어 소매점 매출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유통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지난여름 펼친 대대적인 마케팅 효과가 사그라들면서 켈리 매출이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켈리 소매점 매출 순위는 작년 10월 5위로 내려앉았다.

애초 우려됐던 캐니벌라이제이션(신상품이 기존 주력 제품 시장을 잠식)도 뚜렷하다. 작년 초 15%에 육박했던 테라의 소매점 매출 기준 점유율은 켈리 출시 다음 달인 5월 12%대로 줄어든 데 이어 11월엔 10% 선까지 떨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테라의 공고한 2위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이후 마케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하이트진로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광고선전비는 1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급증했다. 그 여파로 하이트진로는 작년 맥주 부문에서만 11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 전환이 시급한 하이트진로로선 테라와 켈리 판매 감소세를 막기 위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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