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눌린 신흥국·金 투자 고려해야"

입력 2024-01-11 18:23   수정 2024-01-12 00:34


미국 중앙은행(Fed)은 올해 시장 기대보다 더 적은 횟수로 (금리를) 인하할 것입니다.”

오건영 신한은행 웰스매니지먼트(WM)추진부 팀장은 지난 10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올해 3월 (금리) 인하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Fed를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이코노미스트다. 유튜브에선 ‘Fed 일타강사’로 불린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치 너무 높아
오 팀장은 시장이 Fed 결정보다 다소 빨리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그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경제전망(SEP)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표)에선 금리 인하를 2024년 3회, 2025년 4회로 전망했는데, 시장은 이미 2025년까지의 인하 폭을 올해 반영하고 있다”며 “빨리 움직일수록 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Fed보다 앞서 움직이는 시장을 ‘갯벌에 숨은 꽃게’로 비유했다. 오 팀장은 “사람들이 갯벌에 발을 내딛는 순간 꽃게들은 싹 숨었다가 사람들이 떠나면 다시 갯벌에 등장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완전히 떠나길 기다리기보다는 떠날 채비를 꾸릴 때쯤 갯벌에 나와야 남들보다 먼저 먹이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투자자들이 이미 공격적으로 자산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아직 다 사라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 팀장은 “시장이 과도하게 빨리 움직인 측면이 있다 보니 실제 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로 인한 실망감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래리 서머스(전 미국 재무장관), 빌 더들리(전 뉴욕연방은행 총재)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고금리에 억눌렸던 자산에도 분산투자
그는 “미국 정부 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을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풀고 있다”며 “차 한 대를 간신히 댈 수 있는 좁은 주차 공간에서 평행 주차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곰곰이 생각하더니 “아직 성적표를 말하기엔 다소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평균(80점)은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오 팀장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대해선 “올 하반기 정도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대출 규제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 부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투자 전략에 관해 물어보자 “고금리 때문에 눌려 있던 시장을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팀장은 “고금리 상황에선 ‘M7’(미국의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가 성공적이었지만, 금리가 안정되거나 인하되는 시기엔 그동안 눌려 있고 소외됐던 자산에도 온기가 돈다”며 “최근 두 달여간 미국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지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유”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탁월한 성과를 낸 자산으로 쏠리기보다는 신흥국 자산이나 금과 같은 대안 자산 등으로 넓게 펼치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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