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투표 종료…친미냐 친중이냐 '박빙'

입력 2024-01-13 17:29   수정 2024-01-13 17:30


2024년 지구촌 첫 대선인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의 투표가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종료됐다.

이날 오전 8시 대만 전역 1만7795개 투표소에서 시작한 선거는 높은 투표 열기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선거에서는 총통-부총통과 113명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을 함께 뽑는다. 대선과 총선이 합쳐진 선거로 과거 국민당 독재를 거친 대만에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8번째다.

대만 전체 인구 약 2400만명 중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1955만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호적 등록지로 이동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해 이날 투표 이동인구도 많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는 탓에 많은 재외 대만 국민도 이날 선거를 앞두고 속속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민은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 정부를 8년 주기로 교체해왔다. 이번 선거는 '미중 대리전'이라는 평가 속에서 이러한 8년 교체 주기 공식이 깨질 것인지, 제2 야당 민중당의 약진으로 20여년 확고했던 양당 구도에 균열이 가해질지 등이 관전 요소다.

특히 대만이 미중 간 패권 경쟁 속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위치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자리잡은 까닭에 이날 선거 결과에 세계 이목이 쏠린다.

지난 2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2%,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27%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21%로 3위를 유지했다. 라이칭더와 커원저는 의사 출신, 허우유이는 경찰 출신이다.

그간 대만에서 민진당은 대만 토박이인 '본성인'(本省人)과 젊은층 지지를 주로 받은 반면 국민당은 장제스를 따라 대만에 온 '외성인'(外省人)과 중·장년층 지지를 주로 받았다. 그러나 제3 정당인 민중당의 부상으로 이러한 전통적인 '이분법' 구도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실제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2020년 선거 때는 차이잉원이 817만표(57%)를 획득해 약 264만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만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박빙이다 보니 4년 전보다 작은 50만∼100만표 차이로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2030의 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20~29세 유권자는 285만명, 30~39세는 323만명이다. 이들은 민진당과 국민당이 내세우는 안보와 중국의 위협 문제 대신 높은 집값과 취업난 등 민생 문제에 관심을 둔다.

이를 파고든 이가 커원저다. 2030중에서도 생애 첫 투표자인 20∼23세 103만명이 커 후보의 열렬한 지지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힘입어 커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가능 시기 동안 20%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무시 못 할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가 총통으로 당선되긴 힘들겠지만 그의 개인적 인기로 민중당이 입법위원 수를 현재 5명에서 8명 이상으로 늘릴 가능성은 높아 향후 정가에서 커원저와 민중당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 민진당과 국민당은 각기 총통 선거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입법위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해야 한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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