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장롱 속 사라진 '5만원권' 돌아왔다…이유 봤더니 [강진규의 BOK워치]

입력 2024-01-14 12:00   수정 2024-01-14 14:10

금고와 장롱 속으로 사라졌던 5만원권이 대거 시중에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1년 20%에도 미치지 못했던 환수율이 지난해 60%를 넘었다. 코로나19 상황 종료로 대면서비스업 업황이 나아진데다, 은행 등의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돈을 보관하는 것보다 이자를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3년 중 5만원권 환수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67.1%로 집계됐다. 작년 한은은 약 21조1000억원 규모의 5만원권을 발행했는데, 환수된 금액은 14조1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22년 56.5%에 비해 10.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지난 2018년 67.4%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급감했던 2021년 17.4%에 비해선 네배 가까이 뛰었다.

5만원권이 다시 시중에 돌아온 이유로 한은은 코로나19 시기 타격을 입었던 화폐 환수경로가 정상화된 점을 꼽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중 대면 상거래 제약으로 화폐유통이 위축됐었던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부터 회복됐다는 것이다.

실제 5만원권 환수액은 2019년 16조1000억원에서 2020년 6조1000억원, 2021년 4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2022년부터 증가했다. 현금수송회사의 상거래기업 화폐관리업무 실적을 보면 동일한 흐름이 나타난다. 2019년 5조5000억원에서 2020년 3조원, 2021년 2조700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2년 5조2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화폐를 금고에 넣어놓어 보관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020~2021년 연 1.18%로 낮았으나 2022~2023년에는 연 3.45%로 크게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의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75.7%에서 2022년 105.6%로 급증했다. 100유로 이상 권종의 환수율은 같은 기간 51.0%에서 81.3%로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액권도 금리 상승 이후 환수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환수율은 당분간 시중금리 향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 환수율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엔 낮아질 것이란 의미다. 화폐 유통수명이 평균 15년 내외로 알려진 만큼 최초 발행 후 14년6개월이 지난 5만원권이 올해 중 손상돼 환수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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