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신사임당'의 귀환

입력 2024-01-14 18:29   수정 2024-01-22 16:29


금고와 장롱 속으로 사라진 5만원권이 지난해 대거 시중에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상황 종료로 대면 상거래 업황이 나아진 데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를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된 영향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중 5만원권 환수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67.1%로 집계됐다. 작년 한은은 약 21조1000억원 규모의 5만원권을 발행했는데, 환수된 금액은 14조1000억원이었다.

이는 2022년 56.5%에 비해 10.6%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18년 67.4% 후 5년 만의 최고치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급감한 2021년 17.4%에 비해선 네 배 가까이 뛰었다.

5만원권이 시중에 돌아온 이유로 한은은 코로나19 시기 타격을 받은 ‘화폐 환수 경로’가 정상화된 점을 꼽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대면 상거래 제약으로 위축됐던 화폐 유통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부터 회복됐다는 것이다.

5만원권 환수액은 2019년 16조1000억원에서 2020년 6조1000억원, 2021년 4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2022년부터 증가했다. 화폐를 금고에 넣고 보관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인 은행 이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5만원권 환수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020~2021년 연 1.18%에서 2022~2023년 연 3.45%로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현상이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미국의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75.7%에서 2022년 105.6%로 높아졌다. 유럽에선 100유로 이상 권종의 환수율이 같은 기간 51.0%에서 81.3%로 뛰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고액권도 금리 상승 이후 환수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환수율은 당분간 시장금리 향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 환수율이 오르고 반대의 경우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폐 유통 수명이 평균 15년 내외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최초 발행 후 손상돼 환수되는 5만원권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5만원권은 2009년 6월 처음 발행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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