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배 비싸도 없어서 못탄다"…불황 모르는 '프리미엄 택시'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4-01-14 18:21   수정 2024-01-22 16:29


1만2500원 vs 2만6300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울역까지 약 7.8㎞를 이동하는 데 드는 택시 요금이다. 일반 택시로는 1만2500원이지만, 프리미엄 택시를 타면 2만5000원이 훌쩍 넘는다. 출퇴근 시간이나 늦은 저녁 호출이 밀려들 땐 2만6300원, 2만7000원까지 불어난다. 두 배 이상 비싼데도 프리미엄 택시를 타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택시가 부족한 시간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서비스 품질도 일반 택시보다 한 수 위라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비싼 택시 많아졌다…역대급 호황

14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택시시장에 ‘프리미엄 택시 4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카카오벤티, 아이엠택시(진모빌리티), 타다넥스트에 이어 우티(UT)가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프리미엄 택시는 9~11명이 탑승 가능한 대형 승합 및 고급택시 면허 기반 서비스다. 고객 응대 서비스 교육을 이수한 기사가 목적지를 가리지 않고 배차하는 시스템이다. 차량 내 무료 와이파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갖췄다.

2019년 12월 카카오T 벤티가 서울에서 100대 규모로 시작한 이 시장은 4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서울·경기 지역을 누비는 대형 프리미엄 택시는 최근 3000대를 넘어섰다. 카카오T 벤티가 1500대로 가장 많고 아이엠택시 1000대, 타다 넥스트 500대 순이다. 우티 블랙은 100대 미만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시장 점유율은 운행 대수와 비슷한 비율로 추산된다. 우티는 대형 승합 대신 고급 세단에 전문 수행 기사를 제공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프리미엄 택시 사업자 사이에선 ‘역대급 호황’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프리미엄 택시 이용자가 늘어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카카오T(카카오모빌리티) 외에 돈을 버는 사업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이엠택시를 운영하는 택시 운수사업자 진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월간 영업이익 2억4000만원을 냈다. 올해엔 출범 후 처음으로 130억~200억원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비싸도 탄다…훨씬 좋으니까
일각에선 프리미엄 택시의 흥행을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침체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많은데, 일반 택시값의 두 배 이상을 주고 프리미엄 택시를 타는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프리미엄 택시의 무기는 ‘친절·청결·안전’으로 요약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타도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는 대목이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저녁 시간대엔 프리미엄 택시의 장점이 더 발휘된다. 밤 12시 무렵 ‘택시 불모지대’로 꼽히는 강남역에서도 프리미엄 택시는 쉽게 잡힌다.

코로나19 이후 꿉꿉하고 담배 냄새 나는 택시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금을 더 내고라도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을 원하는 추세가 강해졌다는 얘기다. 평균적으로 30~40대 여성의 이용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의전이 필요한 기업 고객 등 고정 이용층도 있다. 한 프리미엄 택시 기사는 “한 번 타보면 계속 부르게 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재이용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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