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의 기적이다."
현직 경찰들이 100원씩 모아 순직 경찰의 미성년 자녀에게 희망을 선물해 화제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전체 경찰 14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만786명이 지난해 3월부터 매달 100원씩 모았다. 이렇게 모은 돈은 지난해에만 4억원이 넘는다.
경찰은 모금액으로 업무 중 순직한 경찰관의 자녀 19명에게 매달 100만~300만원가량의 지원금을 전달했다.
모금액은 범인 체포나 교통 단속 현장 등에서 사망한 '위험 직무 순직자' 중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에 지급됐다. 지난해엔 12세대에서 19명의 미성년 자녀가 혜택을 받았다. 1자녀 가정의 경우 매달 100만원, 둘째가 있으면 150만원 등 자녀 수에 따라 50만원씩 가산해 지급했다.
자녀가 장애인이면 최대 300만원을 지급했다. 2020년 한강 투신 실종자 잠수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유재국 경위의 유복자로 태어난 이현군은 뇌성마비를 앓아 '100원의 기적' 지원 대상자가 됐다. 경찰에 따르면 순직 당시 임신 중이었던 유 경위의 아내 이꽃님 씨는 남편 소식에 대한 충격으로 조산하면서 이현군이 장애를 갖게 됐다.
경찰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예상보다 많은 모금이 이뤄져 올해 초 기준으로 2억3000만원의 기부금이 남았다. 경찰은 이 금액을 경찰 재직 중에 질병 등으로 사망한 일반 순직자 가정 59세대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올해부터 모금액을 매달 100원에서 1000원으로 확대하고, 참여 인원도 10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100원의 기적' 도입 취지에 대해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경찰관들이 순직자를 잊지 않고 기린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직자 자녀들이 최소한 성년이 될 때까지는 경찰관이 삼촌이나 이모 같은 역할을 해주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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