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급등…개미 '경영권 분쟁' 베팅

입력 2024-01-15 17:44   수정 2024-01-16 09:13

마켓인사이트 1월 15일 오후 3시 49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 맺은 대주주 지분 맞교환 계약에 반발하면서다. 임종윤 사장이 우호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은 행동주의펀드, 사모펀드(PEF) 등과 적극 소통하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하고 있다.

그는 2010년부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회사를 이끌었지만 2020년 창업회장 작고 후 후계 구도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2022년 3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사회에서도 제외됐다. 그는 3년여 전부터 금융투자업계의 조언을 받으며 물밑에서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윤 사장(9.91%)과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10.56%)의 지분을 합치면 20% 수준에 달한다. 송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0%) 측 지분은 40% 안팎으로 파악된다.

선대 회장과 인연이 깊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같은 편으로 끌어온다면 아들 연합군에 승산이 생긴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행동주의펀드나 PEF 운용사 등과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분석이다.

분쟁으로 가닥이 잡히면 아들 연합군은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하는 2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는 방법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목적이 경영권 매각에 가깝다면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수 있다. 지난해 초 SM엔터테인먼트 분쟁 당시 SM엔터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추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처분 신청에 막히기도 했다.

한 대형 로펌의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SM엔터 사례와 완전히 동일선상에서 볼 순 없지만 유상증자의 목적이 경영권 매각에 가깝다는 게 증명된다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과 박준석 부사장 등 두 명의 사내이사와 세 명의 사외이사 등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를 공격한다면 그간의 한미사이언스 경영 실책과 이번 대주주 지분 교환 계약의 타당성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의 대화 채널도 열어놨다. 임종윤 사장은 전날 이 회장과 만나 이번 계약을 추진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유의미하게 좁혀지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이들이 대거 매수 행렬에 동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등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12.76% 오른 4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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