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하버드 교재 된 K푸드

입력 2024-01-15 18:00   수정 2024-01-16 00:21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수업은 케이스 스터디(사례 연구)가 중심이다. 학생들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놓고 교수와 토론을 벌이면서 다양한 경영 기법을 익힌다. 하버드 경영대가 1912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뒤 전 세계 주요 MBA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습법이다.

하버드 경영대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보통 500~600개의 사례 연구를 접한다. 하버드가 발간하는 경영학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전 세계 3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런 명성 때문에 하버드 경영대의 사례 연구 대상이 되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평판이 높아진다.

한국 기업도 심심치 않게 연구 대상에 오른다. 2004년과 2005년 글로벌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은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09년 HBR에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최고경영자(CEO)’ 2위로 평가받기도 했다. 아날로그 시대 ‘2류 기업’이 디지털 시대 승자가 된 배경에 하버드가 주목한 것이다. 신한은행의 조흥은행 합병(2005년),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전략(2005년), 옛 대우조선해양의 중국 조선사의 도전에 맞선 생존전략(2008년)도 하버드 경영대 교재에 실렸다.

2008년엔 SNS 시장을 개척한 싸이월드 보고서가 발간됐고 이듬해엔 SK텔레콤의 사회공헌 활동이 평가받았다. 2010년엔 박현주 미래에셋회장과 미래에셋의 성장 스토리가 다뤄졌고 2015년엔 CJ E&M이 ‘미국에서 한류 확산하기’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한국 경제를 주제로 한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D램, LCD(액정표시장치), 휴대폰뿐 아니라 영화와 K팝에서도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췄지만 고령화, 경직된 노동시장, 과도한 가계부채 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이 식품기업으론 처음으로 하버드 경영대 교재에 실렸다. 미국 시장에서 만두, 냉동피자 1위에 오르고 냉동 유통채널 슈완스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게 시선을 끌었다. K푸드 확산이 비로소 공인받은 느낌이다.

주용석 논설위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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