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상장했는데…비틀코인 왜?

입력 2024-01-15 18:41   수정 2024-01-16 01:58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관 투자금이 몰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어긋나는 모습이다.

15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5733만2000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5700만원대로 돌아간 건 지난해 12월 31일(5704만7000원) 이후 약 2주 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4만1937달러에 거래되며 4만2000달러가 붕괴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현물 ETF의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10%가량 상승해 6700만원대를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현물 ETF 상장 이후 나흘 만에 급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간 것은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90%에 이르는 비트코인 공급 물량이 매수 시점과 비교해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상태다. 13일 기준 비트코인 거래소 보유량은 약 210만 개로, 현물 ETF 상장 사흘 전인 8일(208만 개)보다 2만여 개 늘어났다. 거래소 보유량이 늘어나면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에 투자된 자금이 다른 ETF로 갈아타기 위해 빠져나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GBTC는 기관투자가로부터 돈을 받아 비트코인을 대신 구입해 증권 형태로 판매하는 신탁 상품이었다. 이번에 ETF로 전환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첫날 거래 규모만 23억2618만달러로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량(46억달러)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수수료가 1.5%에 달한다. 블랙록(0.3%), 아크21셰어스(0.25%) 등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높다. 이에 따라 갈아타기에 나선 투자자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GBTC에서 지난 이틀간 5억달러 이상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는 기관 투자가 들어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스티븐 매클러그 발키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돼도 전문가들이 이를 추천하려면 2~3년간의 실적이 필요해 기관투자가의 진입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사이에서는 여전히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등장은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과정의 한 예”라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金)으로 추켜세웠다. 반면 세계 2위인 뱅가드는 “평가 결과 비트코인 ETF나 암호화폐 관련 자산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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