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근처 횡단보도에서 길 가던 외국인 유학생을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4시 30분께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A씨를 붙잡아 임의동행 후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께 동대문구 휘경동 한 횡단보도에서 일면식 없는 싱가포르 국적 20대 여성 유학생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4~5차례 이어진 A씨의 폭행에 B씨는 얼굴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를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누군가의 저지로 현장을 빠져나온 B씨는 약 30분 만에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A씨는 현장을 떠난 상태였다.
이후 B씨의 지인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B씨가 목격자를 찾고 있다"는 글을 올리는 등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B씨는) 횡단보도를 멀쩡히 건너는 도중에 반대편에 서 있던 남자가 아무 말 없이 뺨과 코 쪽을 무작정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며 "놀라서 소리도 못 질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길 한복판에 주저앉아 한참 울었다"며 "같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번 고민하다 글을 올린다. 경찰 조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목격자나 블랙박스 영상 등을 구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3일 만에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폭행을 막은 사람은 그의 가족으로, 당시 가해자는 가족과 함께 산책하던 중 갑작스레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A씨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으며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요청에 따라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수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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