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병력 증강…남중국해 긴장 고조

입력 2024-01-16 18:01   수정 2024-01-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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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해상 영유권을 놓고 필리핀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필리핀 군이 남중국해의 섬과 암초를 개발해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기로 했다. 필리핀은 2022년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미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맺으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대만에 친미·반중 정부가 들어서며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진 데 이어 남중국해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메오 브러너 필리핀 합참의장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더 많은 군대가 주둔할 수 있도록 남중국해의 섬과 암초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군은 남중국해의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히는 티투섬, 난산섬에 담수화 장치와 통신 장비를 새롭게 설치할 방침이다. 브러너 합참의장의 이번 발언은 중국과 필리핀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필리핀의 강경 조치로 풀이된다. 브러너 합참의장은 또 “필리핀 군이 내부 방어에서 영토주권 수호로 초점을 옮겼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필리핀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자 1999년부터 ‘세컨드 토머스 암초’를 포함해 남중국해의 섬과 암초 총 9개를 점유, 이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자신들이 남중국해에 임의로 조성한 인공섬에 활주로와 레이더 등 군사시설을 늘리고 있다.

중국이 인근 국가들과의 마찰을 감수하고 남중국해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곳이 지닌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세계 해상 물동량의 30% 이상이 오가는 물류 요충지다. 석유 매장량이 300억t(세계 매장량의 10%)에 달하는 등 자원도 풍부하다.

중국은 이미 1980년대 태평양 섬을 사슬처럼 이은 가상의 선(도련선)을 설정했다. 쿠릴열도에서 시작해 일본·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에 이르는 1도련선을 장악하기 위해선 남중국해를 내해로 만드는 게 필수다. 그래야 태평양에서 미국과 직접 맞서는 3도련선까지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에서의 충돌은 마르코스 정부가 들어선 뒤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군에 필리핀 군사기지 네 곳의 사용 권한을 주는 등 확실한 ‘친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군이 사용 권한을 확보한 군사기지에는 필리핀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최전선과 대만에서 불과 360㎞ 떨어진 최북단 지역이 포함됐다. 미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공동순찰과 연합 군사훈련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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