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닮고 싶은 상사' 투표 결과에 충격 휩싸인 기재부 [관가 포커스]

입력 2024-01-19 12:59   수정 2024-01-20 01:29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재부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닮상)'로 이름을 올렸다. 세 차례 닮상으로 뽑힌 추 전 부총리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닮상 보다 더 주목받는 '안 닮고 싶은 상사(안닮상)' 결과에는 직원들이 서로 다른 이유로 술렁이고 있다.

19일 기재부 노동조합에 따르면 추 전 부총리를 포함해 국장급 이상 3명, 과장급 8명 등 총 11명이 닮상에 선정됐다. 기재부 닮상 투표는 과장급 이상 간부의 리더십과 업무 역량 등을 사무관 이하 직원들이 상향평가하는 것으로 매년 투표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린다.

이번 국장급 이상 닮상 명단에는 추 전 부총리와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강영규 공공정책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득표 1위는 강영규 국장이 차지했다. 강 국장은 평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리더십을 발휘하며 다른 실·국 후배들에게서도 많은 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장급에선 김귀범 경제분석과장, 김봉준 국제경제과장, 박정민 농림해양예산과장, 심현우 대외경제총괄과장, 윤수현 지역경제정책과장, 이성원 재정정책총괄과장, 이준범 기획재정담당관, 장보현 물가정책과장이 닮상으로 선정됐다. 이준범 과장과 심현우 과장은 과장급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닮상에 세 번 뽑힌 사람은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이번엔 추 전 부총리와 최지영 차관보, 이준범 과장이 주인공이 됐다. 추 전 부총리는 과장 시절 닮상으로 선정된 데 이어 현직 부총리였던 지난해 투표에서도 '베스트 상사'로 꼽혔다. 당시 현직 부총리가 닮상에 뽑힌 것은 최경환 전 부총리 이후 7년 만이었다.



닮상에 뽑힌 이들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공감력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소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게 기재부 직원들의 설명이다. 일이 잘못됐을 때 직원은 보호하고 본인이 책임지는 희생정신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회의는 짧게, 회식은 최소화하는 점도 젊은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닮상 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안닮상 결과도 나왔다. 안닮상에 선정된 사람은 기재부 인사과장으로부터 직접 결과를 듣는다. 닮상처럼 결과가 공표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전 직원이 알게 된다. 이번 안닮상 명단에는 총 7명이 포함됐다.

안닮상으로 뽑혔지만 무조건 '워스트 상사'로 볼 수만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업무적으로 힘들 게 하는 부분이 있지만 배울 만한 점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한 기재부 사무관은 "안닮상에 뽑히신 몇몇 분들을 보면 빡센 스타일 때문에 닮고 싶지 않다가도 똑똑한 점은 닮고 싶어 복합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닮상이든 안닮상이든 어떤 명단에도 안 뽑히는 게 '속 편하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일부 과장급 간부들은 닮상으로 뽑히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고 한다. 닮상 선발이 자칫 일에 몰두하기보다는 직원들에게 인기만 얻으려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닮상 투표는 2004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다.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인 간부들을 선정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다. 닮상 투표는 전년도를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올해부터 자리에 오른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평가대상에서 빠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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