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이스라엘 두고 옆나라 파키스탄 때린 이란의 속내는

입력 2024-01-19 16:01   수정 2024-01-19 16:21



이란과 파키스탄이 국경 지역을 서로 미사일로 타격하면서 중동 전쟁이 아시아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격 의도가 '세력 과시'에 있기 때문에 확전 우려는 낮다고 보고 있다. 중동 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 내부단속용이라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이란-파키스탄 미사일 주고받고 "형제의 나라"
18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파키스탄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마크 노만 카츠 애슬랜틱카운슬 비상임 연구원은 "최근 이란과 파키스탄의 상호 공격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관련있는 것으로 보는 언론의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반드시 더 큰 이란-파키스탄 분쟁을 예고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점쳤다.

이란의 파키스탄 공격은 자국에서 사망자 100여명이 발생한 폭탄 테러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난 3일 이란 남부 케르만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추모식이 열리던 중 두 차례에 걸쳐 폭발물이 터져 103명이 사망, 141명이 부상당했다. 다음날 자신을 ISIS(이슬람국가)'라고 밝힌 집단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대원 2명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시아파인 이란은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과 적대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16일 파키스탄 북서부 발루치스탄주에 위치한 무장단체 '자이시 알아들'을 공격했다. 수니파인 자이시 알아들은 발루치스탄주에 머물며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을 시아파 중심인 이란 본토와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반격에 나섰다. 시스탄-발루치스탄주 한 마을을 미사일로 타격해 여성과 아동 등 7명이 숨졌다.

양국이 국토를 직접 타격한 상황임에도 전문가들은 이란-파키스탄 분쟁이 확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이 파키스탄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아니라 '공격 능력'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는 이유에서다.

라비아 아크타르 라호르대학교 안보전략 및 정책 연구센터 소장은 "이란의 군사력을 과시하고 미국 이스라엘 아랍계 미국 동맹국들에게 이란의 군사력을 과시하고 외부 침략에 맞설 준비를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은 후 서로 "공습 대상은 테러지원 단체다" "이란(파키스탄)은 형제의 나라"라고 밝힌 양국의 유화적 태도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하마스 헤즈볼라 줄줄이 타격 … '패권국' 흔들린 이란
왜 이란은 공격 능력을 과시해야 했을까.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무장단체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등 동맹국으로부터 전방위 공세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몰아내고 있고, 헤즈볼라 본거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직접 타격하기도 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미국 영국 등 다국적군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 본토마저 테러 공격을 당하자 중동 시아파 맹주로서 이란의 지위가 흔들리게 된 것이다.



다만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경우 전면전을 각오해야한다. 파키스탄과 시리아, 이라크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도 전면적인 확전은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6일 이라크 아르빌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시리아 내 반이란 테러단체를 탄도미사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CNN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이나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행동에 나서야한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자지구 전면전에는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란의 파키스탄 공습이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내부 증언도 나왔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신정(神政) 한 관계자는 "지난 16일 파키스탄 공격은 이란 안보가 흔들린다는 이란인들의 우려 속에서 보안 기관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레고리 브루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 역시 "(파키스탄) 공습은 지난 3일 치명적인 폭탄 테러 이후 국내 무장 폭력 위협에 대한 이란의 우려가 커진 것이 큰 동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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