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다고 마음대로 하면 안돼"…한동훈 비대위에 불만 고조

입력 2024-01-21 16:56   수정 2024-01-21 17:03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하는 22대 총선의 공천을 놓고 여권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이 현직 당협위원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특정 인물을 대항마로 소개하면서 당초 약속한 '시스템 공천'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자객공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자객공천은 인지도 등이 높은 인사를 짚어 상대 당의 정치 거물과 맞붙게 하는 것을 뜻한다.

여권에서 자객공천이 화두로 떠오른 시점은 지난 17일부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마포에 온 김에 하나만 말씀드린다"며 "김경율 회계사가 마포에 출마한다"고 했다. 김 회계사는 한 위원장과 함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12년간 서울 마포을 지역을 지켜왔던 김성동 당협위원장은 한 위원장의 발언 직후 자리를 떴다.

전날이었던 16일에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한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맞상대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소개했다. 윤형선 인천 계양을 전 당협위원장은 직후 자신의 SNS에 "계양구민들 사이에서는 연고 없는 낙하산 공천에 대한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 위원장은 진화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당 대 당 구도로 판이 커지면 우리 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겉보기에 멋있는 공천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천룰'을 따르는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지만 한 위원장의 행보가 사실상 특정 후보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풀이돼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힘이 있다고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며 "지역을 지키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은 "(한 위원장이) 공정과 상식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이기는 선거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기는 선거'로 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협위원장뿐 아니라 예비후보들도 있는데 한 위원장과 함께 사진 찍기도 어려운 사람들"이라며 "측근인 사람들은 (출마 의사를) 한 위원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예비후보들은 뭐가 되냐"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의 정치적 경험 부족을 측근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한 위원장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정치 경험이 처음인 상황에서 최측근 참모들이 당협의 구조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천이 확정된 참모들이 자신들이 확정되다 보니 기존에 뛰던 당협위원장들을 배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 출신과 인재 영입으로 들어온 인사들에 대한 불안감도 감지된다.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당 관계자는 "용산 출신이나 인재 영입된 사람들이 현장에 투입돼 마치 자기네들이 확정된 것처럼 계속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감정의 고리를 키우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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