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전장도 AI 시대…현대차·기아 특허만 600건

입력 2024-01-21 17:57   수정 2024-01-29 16:14


주차를 마친 운전자가 핸드백에서 화장품을 꺼낸다. 오른손에 립스틱을 쥔 채 운전석 거울을 내리자 차량 내부 조명이 환히 켜지고 좌석이 뒤로 당겨진다. 은은한 클래식 음악도 흐른다.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움직임과 손에 든 물체를 분석한 인공지능(AI)이 ‘화장 중’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차량용 AI가 자율주행을 넘어 실내 전장(전기장치)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내용이 담긴 ‘승객용 실내공간 환경 자동 조절 시스템’ 특허를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했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도 생성 AI를 적용한 첨단 운전자 보조 기술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1일 입수한 현대모비스의 특허 출원 문건의 핵심은 AI를 활용한 탑승객 동작 감지 및 분석 시스템이다. 카메라와 마이크, 조명센서 등으로 탑승객의 동작을 읽은 뒤 그에 맞게 차량 내부를 바꿔주는 것이다.

탑승객이 들고 있는 물체의 크기와 모양, 얼굴을 기울인 각도, 눈을 뜨고 있는 시간, 손가락 움직임을 각각 수치화한 뒤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독서 중’이라고 판단하는 식이다. 그러면 AI는 전장 시스템을 조작해 음악 볼륨을 낮추고, 조명 밝기를 높인다. 탑승객 취향을 학습해 가장 선호하는 볼륨과 밝기를 자동으로 맞춘다. 현대모비스는 개발 배경에 대해 “미래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휴식을 취하거나 오락을 즐기는 공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현대차·기아는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AI도 개발해 USPTO에 특허 출원했다. 탑승객 어깨에서 시작한 폭 48㎜ 안전벨트가 상체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허리로 이어지는 영상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음성명령으로 좌석과 창문을 조작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 AI, 탑승객의 시선과 행동을 인식해 동승자들도 차량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AI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6년(2018~2023년)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 특허청에 출원한 차량용 AI 특허(자율주행 제외)는 600여 건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만들려면 고성능 AI 기술 확보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A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회사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차량용 AI 시장이 2032년께 6000억달러(약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60억달러(약 8조원)에서 10년 동안 100배 커진다는 얘기다. 카메라 등 하드웨어와 자연어 처리 등 소프트웨어가 모두 포함된 수치다.

해외 기업도 차량 내부에 AI를 적용하는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달 열린 ‘CES 2024’에서 AI 음성비서 ‘아이다(IDA)’ 탑재 차량을 처음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 19일 신형 준대형 세단 E클래스를 공개하며 AI 장착 예정인 UX 시스템을 강조했다. 테슬라는 시속 65㎞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에서 운전자의 하품 및 눈 깜박임 횟수를 AI로 분석한 뒤 ‘졸음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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