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셀트리온, 생물다양성 공시체계 '속도'

입력 2024-01-21 18:04   수정 2024-01-22 01:17

국제민간회의부터 글로벌 금융기관까지 올해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키워드로 ‘생물다양성’을 꼽고 있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 동식물과 미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의약품 원료 조달부터 연구개발(R&D)까지 대부분을 동식물 자원에 의존하는 만큼 생물다양성 보전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GDP 50% 자연에 의존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달 발간한 ‘2024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The Global Risks Report 2024)’에서 향후 10년간 인류가 직면할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로 생물다양성 감소 및 생태계 붕괴를 꼽았다. WEF는 이 보고서에서 “생물다양성 감소는 다른 모든 위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동식물과 미생물은 고유의 유전자를 보존하며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단순히 살고 있는 것을 넘어 인간에게 식량, 연료, 의약품 등 중요한 자원을 공급한다. 글로벌 싱크탱크인 제네바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이 자연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해야 인간의 사회·경제시스템도 유지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다.

금융권도 생물다양성 감소에 적극 대응 중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연을 위한 금융 보고서 2023’에 따르면 2022년 이뤄진 기후변화 대응전략에 관한 공공투자 1647억달러(약 216조5000억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인 46%에 달하는 759억달러가 생물다양성 보전에 투자됐다.
삼성·셀트리온도 선제대응 나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안정적인 원료 조달 및 제품 개발을 위해서라도 더욱 생물다양성 보전에 힘써야 하는 입장이다. 의약품의 80% 이상이 동식물로부터 추출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3000개 종류 이상의 항생제가 미생물로부터 얻어진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동식물 자원이 쓰인다. 바이오 R&D 대부분이 세포와 조직 배양을 통해 이뤄지며, 유전자 연구를 위해서도 생물다양성 확보는 필수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을 중심으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백신 명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난해 자연자본 공시 프레임워크(TNFD)의 최종 권고안이 발표되자마자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TNFD에 따르면 기업은 이사회 차원에서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자연자본 관련 의존도, 영향, 기회 요인을 공시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공시계획 채택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TNFD 지침에 따라 생물다양성 분석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21일 “현재 사업장 및 글로벌 공급망 위치별 생물다양성 분석을 마쳤다”며 “TNFD는 고객사 및 바이오업 특성상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내년 ESG 보고서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도 가담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정량화하고 TNFD에서 제시한 평가 방법대로 분석해 올해 ESG 보고서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윤라 한국ESG기준원 책임연구원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자연자본 관리 방안을 공개하지 않으면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며 “다만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정보는 측정 범위가 광대해 공시체계가 자리잡히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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