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1000명 지원 경험 덕분에 '서울콘' 할 수 있었죠"

입력 2024-01-23 16:27   수정 2024-01-23 17:09

“3, 2, 1, 해피 뉴이어!!!”

올해 1월1일 0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신나는 댄스뮤직이 흘러나왔다.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시민, 각국의 K팝 팬을 포함해 약 4000여명이 한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친 후 모두 신나게 춤을 추며 새해의 시작을 즐겼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인도와 태국 등 인플루언서 6명이 한복을 입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타종에 참여했다.

K팝 랜덤플레이댄스, K뷰티 부스트, 스트릿 패션 전시회 등 서울콘 관련 행사에는 약 10만명이 참여해 서울을 즐겼다. 자정의 보신각 타종과 DDP 카운트 다운은 전 세계 1억명 이상에게 송출됐다. “서울의 카운트다운을 세계적인 행사로 만들겠다”는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의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SBA는 스타트업 투자와 청년 취업사관학교 운영,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내 서울통합관 운영 등 서울시 경제정책을 다양하게 실행하고 있는 시 산하조직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시청 공무원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오 시장이 인정하는 ‘아이디어맨’인 그는 장기신용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외환위기 후 보스턴창업투자를 설립한 1세대 벤처투자자(VC)다. 셀트리온에 초기 투자를 했고 이후 ‘괴물’ ‘해운대’ 등 다양한 영화에 투자했다. 아시아경제TV의 대표이사를 거쳐 2021년 SBA 대표로 취임했다.

그가 취임한 후 SBA의 성격은 크게 바뀌었다. 시키는 일을 하는 게 아니고 SBA가 일을 만들어서 치고 나가는 일이 잦아졌다. 서울콘은 그 정점에 있는 행사였다. “서울의 문화를 알리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면 그게 서울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서울콘은 세계 최초로 ‘사람’ 중심으로 기획된 박람회”라고 주장했다. “가전, 자동차, 전자기기 등 물건이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구성한 제조업 시대의 박람회와 달리 콘텐츠를 생산하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박람회를 기획해 보기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플루언서와 구독자가 함께 보고 만들고 즐기는 행사, 박람회와 구성원이 함께 즐기면서 성장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 없이 서울은 이미 글로벌 도시”라며 “젊었을 때 CNN에 비치는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 카운트다운을 보고 ‘나도 저기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세계 10~20대 MZ에겐 한국과 서울이 그런 곳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SBA가 서울콘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년간 이어온 미디어 창작자 지원사업 ‘크리에이티브 포스’가 있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유튜버 1006개 팀에 공유사무실, 촬영 스튜디오,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지원했고 해당 유튜버들은 서울시나 서울시 중소기업의 홍보영상 제작에 도움을 주는 관계를 이어 왔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를 모아서 박람회를 하자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행사 비용도 별로 들지 않았다. 김 대표는 “서울콘에 참여한 3000여 인플루언서 중에서 항공·숙박 지원을 받은 팀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며 “다 돈 주고 행사를 했다면 430억원 정도 들었을 텐데 실제로는 30억원 이하의 비용으로 모두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향후 서울콘의 영역을 한국 관련 콘텐츠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의 이슈를 다양하게 다루는 행사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 미국 대선에 관해서도 이곳 서울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세계가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포부다.

그는 “워낙 일을 많이 키워서, 조직의 피로감이 커지지 않도록 올해는 기존 행사를 다듬고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카운트다운 때에는 DDP 인근 거리로 진출해서 행사를 하면 어떨지 상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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