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보루네오가구 부도 때보다 더 최악이에요. 곧 문 닫는 가구 제조사가 전체의 30%를 넘을 것입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40년 동안 가구 제조공장을 운영해온 신아퍼니처의 구본진 대표는 기자와 만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학교, 공공기관에서 새 사무용 가구를 구입하는 12~3월이 극성수기인데 한 달 반 동안 잔업(연장근무)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한가해서다. 그는 “건설경기 침체로 아파트 특별판매(특판) 수요가 뚝 떨어졌다”며 “평소 네 명이 할 일을 한두 명이 할 정도”라고 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건설회사 경영 위기로 건설업 후방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 건설 현장이 몰린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충청지역에서 가구를 납품하는 A 제조업체는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3월에는 월급을 못 줘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퍼시스에 제품을 공급하는 B업체도 “올 들어 주문량이 30% 이상 줄었다”며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 등 부가가치가 낮은 인력을 감축해야 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가구업계 경기의 밑단을 떠받치는 제조업체들이 ‘울상’인 까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브랜드 가구 판매가 급감해서다. 1위 가구업체 한샘이 적자 경영에 빠진 게 대표적 예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액이 96억원으로 전년 동기(14억원)보다 여섯 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년도엔 순이익 104억원을 냈지만 지난해엔 3분기 누적 순손실 28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창업한 지 17년 된 C 의자 제조업체 대표는 “가구 제조업계에서 겨울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 잔업은 고사하고 낮에도 일이 없을 정도”라며 “17년 동안 이번 겨울처럼 한파가 불어닥치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구 브랜드업체는 영업팀이 열심히 뛰어서 30% 정도만 손실을 보고 버틸 순 있지만 그 밑단에 있는 제조업체들은 물량이 확 줄기 때문에 50% 이상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강마루 등 마루를 제조·판매하는 동화기업은 벌써 실적 하락에 맞닥뜨렸다. 2022년 제품 수주 매출이 1조1004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4702억원 수준에 그쳤다. 4분기를 합쳐도 매출이 반토막 난 셈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인천=이미경/김동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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