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부동산 수요 급감하자…아파트 리모델링 건수 급증

입력 2024-01-23 16:04   수정 2024-01-23 16:0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상업용 빌딩을 아파트로 개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도입된 뒤 상업용 건물의 공실률이 높아지며 나타난 현상이다. 도심 중심에 있는 주택 수요가 증가하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발 빠르게 용도 전환을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부동산 조사기관 렌트카페를 인용해 올해 미국 전역에서 5만 5300채의 빌딩이 상업용 건물에서 아파트로 용도 변경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21년(1만 2100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4년간 이러한 현상은 꾸준히 확대됐다. 2022년(2만 3100채)에 이어 지난해에도 4만 5200여채가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올해 아파트로 개조되는 상업용 빌딩 대부분은 노후화된 곳이었다. 렌트 카페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로 개조될 예정인 빌딩의 평균 연령은 72년으로 집계됐다. 작년까지 리모델링을 끝낸 사무용 빌딩의 과거 평균 연령보다 20년 짧아졌다. 건물이 더 낡아서 전면적인 개보수에 돌입하기 전에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미리 용도변경을 신청한 결과다.

미국에서 상업용 빌딩을 아파트로 가장 많이 바꾼 곳은 워싱턴DC였다. 올해 용도 변경 신청 건수는 작년 대비 88% 증가한 5820채를 기록했다. 뉴욕이 5215채로 워싱턴의 뒤를 이었다. 뉴욕 중심지인 맨해튼시에서 용도 변경 건수가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의 옛 본사가 있던 뉴욕의 중심지인 워터스트리트 25번지에서 상업용 빌딩 1263채가 올해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사무실을 아파트로 전환하는 배경엔 재택근무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근무 형태로 정착한 뒤 사무실 공실률이 급증했다. 무디스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됐던 2021년 1분기(19.3%)를 웃돌았다. 2019년 연간 공실률 평균값은 16.8%였다.

렌트 카페의 자회사 야르디 매트릭스의 비즈니스 매니저인 더그 레슬러는 "코로나19가 퍼진 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섞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확산하면서 사무실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주 정부도 사무실을 아파트로 전환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높은 금리 수준이 용도 변경을 촉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1500억달러에 이른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리파이낸싱(재융자)을 위해선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도심지 주택수요는 증가하고 사무실 수요가 줄어들자 리모델링을 서둘렀다는 설명이다.

안드레아 네쿨라에 렌트 카페 연구원은 "재개발 대상 빌딩 중 38%가 상업용 빌딩인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로 전환하는 추세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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