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행 무서워요" 신고 폭주…경찰까지 경고 나섰다 [이슈+]

입력 2024-01-23 20:00   수정 2024-01-23 22:09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챌린지(도전) 영상들은 좀 무섭고 불쾌할 때가 많아요."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등을 기반으로 한 챌린지 영상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유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챌린지 영상이 유행한 지는 수년째지만,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경찰이 직접 나서 "SNS 챌린지로 위협을 느낀 주민들의 신고가 최근 들어 빗발치고 있다"며 경고했다.

미국 폭스(FOX)뉴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유행 중인 '도어 노크(Door knock)' 챌린지에 대해 "시민들을 공포로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어 노크 챌린지는 틱톡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챌린지로, 한밤중 모르는 사람의 집에 방문해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는 행위 등을 말한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미국 텍사스 프렌즈우드 경찰은 "1월 들어 도어 노크 챌린지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여러 건 받았다"며 "많은 주민이 신체, 정서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챌린지로 조사를 받는 이들은 주로 10대 남성"이라며 "구체적인 신원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해당 사건이 발생하면 꼭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유행하면 한국도 '곧'…끝없는 '챌린지 논란'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유행하는 챌린지가 국내까지 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지난달에는 해외에서 인기를 얻었던 '후방 카메라 장난' 챌린지가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 챌린지는 후진하는 차량의 후방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어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행동이다.

지난해 1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후방카메라 챌린지로 불쾌감을 겪었다는 경험담도 게재됐다. 작성자는 "여자친구를 차로 데려다주고 차 안에서 인사를 마쳤는데, 후진 기어를 넣고 차를 빼려는 순간 계속 센서가 울렸고, 주변을 둘러보다 충격적인 상황을 발견했다"며 "집으로 들어간 줄 알았던 여자친구가 몰래 차 뒤로 돌아가 후방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자친구는 재미로 한 장난이었지만, 너무 위험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다치려고 환장했냐'고 화를 냈다"며 "재미로 한 걸 알지만 정말 저러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챌린지를 한다고 길을 막고 서있는 것도 문제다", "공공시설물까지 파손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고 있다" 등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2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SNS 챌린지' 관련 주요 부정 키워드로 '책임지지 않는다', '위험한 상황', '비판한다', '답답한 마음' 등이 꼽혔다.

이런 부류의 챌린지는 타인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통계를 보면, 2022년 11월까지 18개월간 최소 20명의 미성년자가 챌린지 도중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원칩(매운 과자 먹기) 챌린지'에 나섰던 10대 소년이 복통에 시달리다 숨졌고, 그에 앞서 2021년에는 '기절 챌린지'를 하다 목숨을 잃은 아이의 학부모들이 틱톡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낸 일도 있었다.
"'위험한 챌린지'로 트라우마까지…플랫폼서 제재 강화해야"

논란이 확산하자 틱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우리는 위험한 행동을 권장하거나 영웅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런 위험한 콘텐츠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틱톡은 콘텐츠 삭제, 검색 리 디렉션, 경고 라벨 적용을 도입해 위험한 유행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관리하는 메타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위험한 콘텐츠 신고가 들어올 경우 빠른 검토 후 삭제 혹은 숨긴 처리를 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신체적 상해가 발생하거나 공공 안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필요한 경우 사법당국과 협력해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 SNS 숏폼(짧은 형식) 콘텐츠 트렌드 흐름을 보면 자극적인 내용을 담을수록 인기가 있어 더 위험하고 과감한 영상들이 필터링 없이 쏟아지고 있다"며 "원치 않는 알고리즘에 의해 이런 영상을 접하고 트라우마를 겪거나 외상후스트레스 증상까지 동반되는 사례도 많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챌린지 영상에 대해서는 플랫폼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해야 하고, 더 나아가 법에 따른 제재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SNS 챌린지는 초기에 사람들이 문화적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사회적으로 좋은 가치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주객이 전도돼 공익적 가치까지 훼손한다"며 "이런 콘텐츠는 플랫폼 자체에서 걸러내야 하는데 현재 조치가 미미하기 때문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SNS 이용 빈도가 높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학부모나 학교 차원에서 일종의 '챌린지 리터러시 교육'도 생겨나야 한다고 본다"고 짚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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