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억대 연봉' 받던 곳이…인력 칼바람에 '술렁'

입력 2024-01-23 21:21   수정 2024-01-23 22:09


"더 이상 사람을 안 뽑아요. 예전에 두 세명이 하던 일을 이제는 제가 혼자서 하고 있어요."

한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직원 A 씨는 "원래 관리 직군인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지금은 개발까지 손대고 있다. 생초보 수준으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새로 배워야 하는 게 많아 지친다"고 털어놨다.
3년 사이에 직원 수 40% 불어난 네카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당시의 특수가 사라지면서 IT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퇴사 인력이 늘어도 인력 충원에는 소극적이다.

23일 인사관리(HR) 플랫폼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채용공고수는 3679건으로 2022년 5월 8500건에서 반토막 났다. 원티드랩은 전체 채용 공고 가운데 IT 직군 비중이 80%에 달하는 핵심 인력 연결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 따르면 2021년 2월 신규 채용공고는 3106건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특수와 개발자 인력 대규모 충원 필요성이 대두돼 같은해 말 채용공고 건수는 7000건에 육박했다. 이듬해인 2022년 1월 7000건, 3월 8000건을 돌파하는 등 대규모 채용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서비스 대응을 위한 인력 충원이 진행된 영향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코로나19를 거치며 전체 인력이 40% 넘게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기준 3492명(기간제 근로자 포함) 직원을 뒀던 네이버는 2022년 말 4930명으로 3년 사이에 41%(1438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역시 2701명에서 3901명으로 44%(1200명)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지난해부터 IT 업계는 대대적인 인력 감축 및 보수적 채용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 비대면 특수가 끝나 경영이 위축되고,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IT 업계 업황이 악화했기 때문.

이에 따라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이례적으로 하반기 공개채용을 중단했다. 꼭 필요한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조직 효율화 노력 등으로 네이버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4318명 수준으로 6개월 사이 600명 넘게 줄었다. 대신 회사 측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채용 한파에…'1억 연봉' 찍던 개발자 몸값도 주춤

코로나19 기간 천정부지로 오르던 개발자 몸값도 주춤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최근 신입 개발자 대신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개발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발자 몸값이 예전만 못하다"며 '억대 연봉'에 너도나도 모셔가는 분위기는 이미 옛말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숙련된 13년 이상 개발자 몸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다. 경력 13년~15년 수준의 개발자 평균 연봉은 2022년 4분기 7753만원에서 지난해 1분기 7892만원, 2분기까지 8579만원으로 치솟았으나 지난해 3분기 8167만원, 4분기 7894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개발자의 경우 전문성이 있어 이직을 하는 등 사정이 나은 편이다. IT 회사에 다니는 비개발 직군의 직원들의 경우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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