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대표 수억원 '꿀꺽'…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이경규

입력 2024-01-24 07:15   수정 2024-01-24 09:25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모기업에 임의로 제공했다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던 엔터테인먼트사 대표 A씨(57)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유명 방송사 예능 PD 출신으로, 방송가에서 손꼽히는 예능 B제작사와, 예능인들을 전문으로 하는 C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B사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C사 소속 연예인 출연료 등 자금을 대여해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2016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279회에 걸쳐 모두 141억4950여만원이 자회사에서 모회사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C사에는 이경규와 유세윤, 장동민, 장도연 등 유명 예능인들이 대거 소속돼 있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수억원의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에서 "B사와 C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법인처럼 운영됐고, 양사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금을 이동시킨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자금대여가 없었다면 두 회사가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것이므로 양사의 이익을 위한 자금 이동을 횡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C사의 자금 대여 행위가 B사에만 도움이 됐을 뿐, C사에는 이익이 됐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판단해 자금 대여 행위를 유죄로 판결했다. 또한 C사가 대여금을 일부 상환했으나 원금 외에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었다는 점, 자금 대여에 담보 등을 설정하지 않은 점 등은 통상적인 금전 대여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A씨가 사적인 용도로 자금을 유용하지 않은 점, B사에서 C사로 상당한 자금이 전달돼 양사에서 오고 간 자금의 차액이 10억원을 넘지 않는 점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고려됐다.

한편 C사는 2021년 9월 폐업했다. 소속 연예인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A씨는 방송 제작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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