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관객이 몸 만져도 방치…누드 연기자, 미술관에 소송

입력 2024-01-24 23:25   수정 2024-01-24 23:33


한 누드 연기자가 과거 전시에서 자기 몸을 만지는 관객을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며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뉴욕포스트와 영국 더타임스 등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남성 예술가 겸 연기자 존 보나페데는 세르비아 출신 행위예술 작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2010년에 연 MoMA 전시(Marina Abramovich: The Artist is Present)에서 일하는 동안 남성 여러 명이 자기 신체 중요 부위를 만졌으나 미술관이 '합당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전날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냈다.

당시 전시회는 38명의 연기자가 해골 아래 누워있거나 40∼50㎝ 간격의 통로에 서서 서로 마주하거나 하는 행위예술로, 관객들이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보나페데는 이 전시에서 나체로 75분간 나체인 여성과 40∼50㎝ 떨어진 채로 움직이지 않고 마주 보며 서 있는 작품 '측정할 수 없는 것(Imponderabilia, 1977)'의 퍼포먼스를 맡았다. 이 작품은 아브라모비치가 연인이던 울레이와 함께 1977년에 처음 선보였던 행위예술로, 관람객은 나체로 서 있는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이동하도록 동선이 짜여 있었다.

보나페데는 문제의 관람객들이 MoMA 경비원이 뻔히 보이는 곳이나 카메라가 퍼포먼스를 녹화 중인 가운데서도 자신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보나페데는 처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는 보고하지 않고 넘어갔다가, 두 번째부터는 미술관 경비팀에 이를 알렸다고 했다.

보나페데는 소장에서 "이러한 성적 접촉의 유일한 목적은 원고를 무시하거나 학대하려는 것"이라며 "수년간 정신·감정적 고통을 겪었으며 정신 건강, 신체, 이미지, 경력 등에 상당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아르넷 뉴스에 따르면 보나페데는 소장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7차례 걸쳐 폭행이 있었다"라며 "한 나이가 많은 남성은 몰래 자기 다리 사이에 손을 뻗고 잠시 멈춰 서서 성기를 더듬거나 했다"고 밝혔다.

보나페데는 알려지지 않은 금액의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청구했다.

한편, 이 소송은 2022년 한시법으로 제정된 '뉴욕주 성인생존자법'에 따라 제기됐다. 성인생존자법(성범죄 피해자 보호법)은 공소시효가 지난 성폭력 피해자들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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