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현재도 높은 금리 아냐…'이지머니' 시기로 돌아가진 않을 것"

입력 2024-01-25 17:01   수정 2024-02-02 10:57

이 기사는 01월 25일 17:0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재의 금리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높은 금리가 아닙니다."

25일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이지머니(Easy Money)’라는 제목으로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재의 금리가 최근 20년간 보았던 금리보다는 높지만 시점을 더 길게 보면 현재의 금리가 정상 수준이거나 오히려 낮은 축에 든다는 게 막스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한 1969년에 연방기금금리는 평균 8.2%였고, 이후 20년 동안은 4~20% 사이를 등락했다"며 "이 범위를 보면 현재의 금리를 높은 금리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정상적인 금리를 유지한 마지막 시기인 1990~2000년에도 연방기금금리는 3~8% 사이였으니 그 중간값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막스 회장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금리가 2~4% 수준에 머물 뿐 0~2%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구체적으로 향후 5~10년간 연방기금금리는 평균 3.0~3.5%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퇴에 대한 일시적 대응책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과거 초저금리 시대의 금융완화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막스 회장의 생각이다.

아래는 막스 회장이 오크트리 고객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메모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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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에 발표한 메모 <상전벽해 (Sea Chang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맞서 연방기금금리를 제로 금리 수준으로 낮춘 2008년 말부터, 연준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결국 속사포 같은 연이은 금리인상에 대한 채비를 갖춘 2021년 말까지, 13년의 기간을 주로 다루었습니다.

이 메모는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가 이처럼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 금융시장, 투자성과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후속으로 메모 <상전벽해에 덧붙여 (Further Thoughts on Sea Change)>를 작성했고, 오크트리가 이를 2023년 5월에 고객들에게 그리고 10월에 일반에게 배포했습니다. 이 후속 메모 및 이후 고객들과 나눈 대화에서, 저는 저금리가 경제 및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역설하였습니다.

쉬운 시절

<상전벽해>에서 저는 저금리의 영향을 공항 무빙워크에 빗대었습니다. 무빙워크 위에서 걸어가면 지상에서 걷는 것보다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이동 속도를 본인의 체력 덕분으로 여기고 무빙워크의 기여도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하락 추세에 있는 초저금리는 해당 기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실제 그 영향은 과소평가되었고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 경기부양의 효과가 십여 년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사업 운영이 쉬워졌습니다.
? 투자자들이 자산가치 절상 효과를 쉽게 누렸습니다.
? 레버리지 투자가 쉽고 저렴해졌습니다.
? 기업의 자금조달이 쉽고 저렴해졌습니다.
? 부도 및 파산 회피가 쉬워졌습니다.

간단히 말해, 이지머니 덕분에 돈 벌기 쉬운 시절이었습니다. 무빙워크 위의 여행객들처럼 기업가와 투자자가 순전히 자기 능력으로 일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은 이 기간에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10 년 넘는 강세장에 올라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저금리의 결과로 발생한 이득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투자 격언 중 하나에서 말하듯이, 상승장에서 얻은 수익을 자신의 실력이라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하락하는 금리 또는 초저금리를 보다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금리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이야기하면서, 저금리가 투자자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켜 이를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왜곡시킨다는 사실을 강조해왔습니다.

금리변동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언론에서 저금리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제가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는데, 실제 그러한 언급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가 특히 그러하였는데, 많은 기사들이 이 사건의 원인을 “이지머니가 풀려나온 이전 기간 중에” 내려진 그릇된 경영의사결정 탓으로 보았습니다. 이보다 더 최근에는, 사모펀드에 대해 이전만큼 우호적이지 않은 전망에 관한 논의가 많았는데, 대부분 금리가 가까운 과거처럼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금리의 영향은 다면적이고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만 자주 간과되곤 합니다. 저는 <금리의 역습>을 읽으면서 이러한 영향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여기에 열거해보고자 합니다.

i. 저금리는 경기를 부양합니다

모두가 중앙은행이 국가 경제를 부양하고자 할 때 금리를 인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의 비용이 줄어들고 소비자들 손에 돈이 쥐어집니다. 가령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살 때 신용구매를 하거나 리스로 구입하기 때문에, 저금리는 차량 구입여력을 늘려 구매수요를 증가시킵니다. 그 결과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 공급업체, 근로자들에게 이롭게 작용하여 경제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지머니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경기를 부양시켜준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금리는 지나치게 빠른 경제성장을 불러와 인플레를 가속화시키고 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만 할 가능성이 높아져 더 이상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리가 양극단 사이를 오가면, 자연금리나 중립금리 하에서는 유발가능성이 더 적은 영향과 행동을 미치고 부추길 수 있습니다.

ii. 저금리는 인식된 기회비용을 낮춰줍니다

기회비용은 대부분의 재무 관련 결정에 있어서 주요 고려사항입니다. 그러나 저금리 환경에서는 현금 잔고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률이 미미해집니다. 그러므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여 주택이나 보트를 구매하는 일(또는 투자를 하는 일)로 인해 많은 이자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손쉽게 여겨집니다. 가령, 예금계좌에서 5%의 이자가 지급되는 시점에 구매를 하려고 예금에서 백만 달러를 인출하려는 사람의 경우, 이로 인해 사라지는 소득이 연간 5 만 달러에 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금리가 제로일 때에는, 기회비용이 없어집니다. 이로 인해 거래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iii. 저금리는 자산가격을 상승시킵니다

재무 이론에서 어떤 자산의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한 현재가치로 정의됩니다. 미래 현금흐름을 받으려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가치를 계산할 때에는 미래 현금흐름에 할인을 적용하므로, 현재 받는 현금흐름보다 그 가치가 낮아집니다. 수백 년간 투자자들이 인식해왔듯이,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율이 낮을수록 현재가치는 더 높아집니다.

실제 현실에서, 투자는 주로 상대적 기준에 따라 평가됩니다. 개별 투자에 요구되는 수익은 대개 다른 투자의 기대수익률과 각 투자의 리스크 수준의 차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저금리는 ‘상대적 잣대’를 낮추어, 리스크가 더 큰 자산에 대해 제공되는 보다 더 높은 수익이 비록 절대적으로는 낮은 수익이라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이 점에 관하여, <금리의 역습>은 1880 년대 말 저금리 환경에서 아르헨티나 정부에 ‘불확실한 조건부(iffy)’ 대출을 제공하게 된 판단과정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할 때, 리스크가 더 큰 자산에 대한 채권 경쟁력이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낮은 채권수익률은 유가증권, 부동산, 사모펀드 등 여타 자산군에 대한 요구수익률을 낮추는, 즉 이러한 자산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금리는 자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때때로 2020년 말과 2021년 내내 보았던 것과 같은 자산거품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iv. 저금리는 투자 리스크 감수를 조장하여 현명하지 않은 투자를 하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안전한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보잘것없는 ‘저수익 세계(low return world)’가 나타납니다. 동시에,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나 희망수익률은 대개 내려가지 않아서 (혹은 훨씬 더 적게 내려가서) 투자자들은 수익 부족 상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안전자산이 주는 초저수익률은 일부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게 만듭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투자자들은 저의 돌아가신 장인어른의 표현을 빌자면 ‘수갑 자원봉사자(handcuff volunteer)’가 되어 본인이 원해서라기보다는 그것이 본인이 추구하는 수익을 달성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리스크 곡선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됩니다.

이리하여 자본이 저수익 안전자산에서부터 리스크가 더 큰 투자기회 쪽으로 이동하게 되어, 고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상승합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는 리스크가 더 큰 투자가 한동안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더 큰 리스크 감수와 투기를 조장하게 됩니다. 무위험 금리(risk-free rate)가 투자 수익 및 리스크 프리미엄의 원점 혹은 출발점이 됩니다. 중앙은행이 무위험 금리를 인하할 때 발생하는 현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적으로 수익 곡선의 나머지 부분도 따라 내려갑니다.
? 자산군별 수익을 결정하는 자본시장선(CML)도 하향세를 타게 되는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저수익 환경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인해 리스크가 더 큰 투자를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경우에 특히 그러합니다.
? 투자자들이 펀더멘털과 신용 리스크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자본시장선이 하향하다가 평탄해지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수익추구형 투자자들이 비유동 자산 투자에 뛰어들면서, 유동성 프리미엄 또한 축소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면에서 만기가 더 길거나 리스크가 더 크거나 유동성이 더 적은 자산과 연동된 수익 증가분이 리스크 증가를 충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에서 얻어지는 기대수익률이 낮다 보니, 투자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요인들을 무시하고 투자기준을 낮추게 만들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다가 투기에 빠지거나 문제성 있는 투자를 하게 됩니다.

최근에 이지머니가 풀려나온 기간 중에 이루어진 섣부른 투자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 2017 년 저수익 환경에서 아르헨티나가 100 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다시 한 번 문제성 있는 투자기회의 전형적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메모 <또 다시… 또 다시 그들이 간다 (There They Go Again . . . Again)>(2017년 7 월)를 통해 저는 “지난 100년간 다섯 차례나 (그리고 최근 5 년간에도 한 차례) 부도를 냈던 나라인 아르헨티나가 앞으로 100년 동안 같은 행태를 반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채무국으로서 아르헨티나의 굴곡진 역사는 저수익 환경에서 무시되었고, 30 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77%에 불과한 시점에 7.85%나 되는 수익을 제공한 덕택에 채권이 초과 청약되었습니다. 그 후 아르헨티나가 IMF 에 대출을 요청하는 데는 1 년도 채 걸리지 않았고, 결국 이 국채는 3년도 안 돼서 부도가 났습니다. 2020년 8월 31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 따르면, 2020 년에 100 년 만기 국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국채보유자들은 예상 회수가치가 달러 당 약 54.5 센트인 새로운 채권을 받았습니다. 동 기사에서는 “미 국채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투자자들을 리스크로 내몰고 있다. 이것이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자산을 매입하는 이유다”라는 Rabobank Group NV 의 피오트르 마티스(Piotr Matys)의 말을 적절히 인용했습니다.
? 2010 년대에 투자자들은 역사적 저점 수준인 6%가량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차입매수(LBO) 대출을 열심히 사들였습니다. 매수주체로는 신용등급이 낮은 트랜치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기대수익률을 약 9%까지 끌어올린 민간 신용대출기관 등이 있었습니다.
? 현금만 축내는 ‘좀비’ 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신용대출을 제공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져 왔지만, 상당수가 리스크 선호 시기였던 2021년 내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융환경이 엄격해지면서 이러한 기업들도 차입비용 증가 및/또는 차입가능금액 축소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저수익 시대에는 좋은 수익을 얻겠다는 열망이 사기를 조장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유명했던 사례로는 테라노스(의료기술 개발업체)와 FTX(암호화폐 거래소)가 있었습니다. 경제와 자본시장이 방만하지 않은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욕심을 줄이고 신중을 더 기하게 되어 이와 같은 스캔들 발생 가능성이 더 낮아집니다.

이지머니가 풀리는 상황에서는 장기채권이 특히 바람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수익률 곡선이 대개 우상향하기 때문에 장기채권이 일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나 장기채권은 단기채권보다 금리에 더 민감하여 그 가격이 금리 변동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향후 채권수익률 상승 (그리고 장기채권 가격의 급락) 가능성이 대체로 높은 바로 그 시기인 저금리 시기에 변동성이 더 큰 장기채권이 제공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자본이 몰릴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금리가 낮을 때에 ‘장기주식(long stocks)’으로도 이와 비슷한 자본 이동이 종종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장기주식이란 장차 수년간 급성장할 것으로 여겨지는 기업의 주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기업의 경우, 그 정의상 먼 미래에 예상 현금흐름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와 같은 급성장이 가져올 더 높은 수익을 원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이러한 주식에 더 끌리게 될 수 있고, 해당 현금흐름을 장기간 기다리는 데서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더 낮아집니다.

장기채권의 가격이 금리 변동에 따라 더 크게 움직이듯이, 소위 ‘성장주’도 일반적으로 이지머니가 풀리는 시기에는 다른 주식보다 더 많이 상승하고 돈이 마르는 시기에는 더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 중에서 전자의 상황이 2020년 말과 2021년 그리고 2022년 하반기에도 확실히 일어난 바 있었습니다.

저는 하이에크의 ‘과오투자’라는 용어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용어 뒤에 숨겨진 생각의 타당성 때문입니다. 즉 저수익 시대에는 하지 말아야 할 투자를 하고, 짓지 말아야 할 건물을 지으며, 떠안지 말아야 할 리스크를 떠안는 현상이 생깁니다. 현금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하니 돈이 있는 사람들은 그 돈을 굴려야 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리스크 회피 따위는 잊어버리고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더 높은 잠재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출 또는 투자기회를 잡으려 열심히 경쟁을 벌입니다. 투자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유연성과 공격성일 뿐 투자에 대한 유의, 높은 투자기준, 적절한 리스크 회피 등은 뒷전이 되어버립니다.

안전자산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빈약할 것으로 전망되면 더 높은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게 되어, 평상시라면 회의적인 자세로 대했을 만한 투자까지도 용인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감행하는 위험자산 중 상당수가 보다 엄격한 시장환경에서는 그 매력과 가치가 더 적은 것으로 판단되어, 더 낮은 가격에서만 매도할 수 있게 되어버립니다.

v. 저금리는 거래자금 조달을 쉽고 저렴하게 만들어줍니다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금리가 낮아지면 사람들은 위험한 투자제안에 돈을 빌려주려는 마음이 더 강해집니다. 자본 제공자들이 앞다투어 거래를 따내려 듭니다. 거래를 따내려고 경쟁을 하다 보면 ‘승자’가 되기 위해서 증빙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문제시될 가능성이 있고 안전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 얻는 낮은 수익이라도 받아들일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좋은 시절에 최악의 대출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종종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자본 가용성은 급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엄격한 시절에는 양질의 차주가 합당한 목적을 가지고도 자본을 구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지머니 시기에는 허술한 차주가 거액의 자본을 목적에 거의 구애받지 않고 얻어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절이라면 자본을 구할 수 없을 만한 사업조차도 그런대로 괜찮은 투자처로 여겨집니다.

일례로 첨단기술 기업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2005년 이전에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성과가 대체로 들쭉날쭉한 경향이 있다 보니, 신용하기에는 미덥지 않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기업이 성공하면 지분 소유자들은 부자가 됩니다. 기업이 실패하면 채권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자산가치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2000~2002년 기술주, 미디어주, 통신주 폭락 이후 수년 간 상장주식에 대한 관심이 줄고 거액의 돈이 사모펀드로 흘러 들어가면서, 기술 기업들에 대한 바이아웃이 시작되었고, 새로 각광받게 된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부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는 경우가 종종 생겨났습니다.

vi. 저금리는 레버리지 이용 확대를 부추겨 취약성을 키웁니다

빌린 돈은 급격한 확장과 투기의 젖줄과도 같습니다. 저는 제 메모 <다 좋다 (It’s All Good)>(2007 년 7 월)에서 레버리지를 케첩에 비유하면서 “어린 시절 저는 편식쟁이였지만 케첩을 좋아해서 편식습관을 케첩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케첩이 없으면 못 먹는다고 생각했을 음식도 케첩만 있으면 먹게 되었습니다. 꽤나 비슷하게, 레버리지 없이는 매력 없어 보이는 투자도 레버리지가 있으면 투자 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수익률 6%인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제안 받았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안 됩니다. 그렇게 낮은 수익률에 그토록 위험한 회사채를 절대로 사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돈을 빌려서 4% 수익에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오, 그건 얘기가 다르죠. 살 수 있는 한 최대한 사겠습니다.”라고 답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레버리지가 저렴하다고 해서 더 나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단지 그 결과가 증폭될 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저금리 시대에는 절대 기대수익률이 낮고 레버리지는 저렴합니다. 그렇다면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해 예상수익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요? 2010년대 말에 기업지분 소유로 인한 레버리지 수익에 중점을 둔 사모펀드와 주로 사모펀드 거래에 부채자본을 제공하는 사모신용 부문으로 자금이 유입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 추세가 서로를 보완하며 레버리지 투자에 큰 붐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지난 십 년간 사모펀드가 인수한 일부 기업들은 400~500bp 수준의 금리인상을 내다보지 못한 자본구조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더 높은 금리로 이자를 지불해야 하다 보니 기업의 현금흐름과 이자보상비율이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 가능한 한 많은 부채를 끌어 쓴 기업들은 이제 더 높아진 금리 환경에서는 부채 이자를 상환하거나 롤오버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끝으로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기업이 짊어지고 있는 레버리지가 많을수록 어려운 상황을 견뎌낼 확률은 낮아집니다. “평균 수심 5 피트짜리 개울물을 건너다가 익사한 키 6 피트의 남자를 절대 잊지 마라”라는 격언이 존재하는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과중한 레버리지는 기업을 취약하게 만들어 격언 속 개울물의 저점을 통과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령, 유럽의 민간 소유 부동산 대기업 시그나(Signa)의 경우, 작년 11 월에 파산 신청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vii. 저금리로 인해 자금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지머니가 만들어낸 사례들을 보면 저금리 단기 차입으로 장기투자를 하거나 더 높은 기대수익률이 보장되는 대출을 해주는 것이 특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투자의 세계에서 격언 속 키 6 피트의 남자가 종종 물에 빠져 죽는 또 다른 고전적 이유입니다. (보유자산의 만기와 부채 만기가 잘 맞아떨어지는 투자자들은 훨씬 더 어김없이 강 건너편에 도달합니다.) 힘든 시기에는 대주가 만기 도래 시점에 본인의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거나 기존 부채의 롤오버를 거부할 경우, 채무자는 할인이 적용되어 있거나 비유동적인 자산을 들고 있게 되는 수가 생깁니다. 이는 경기순환 주기가 호조에서 약세로 전환되는 때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주제입니다. 챈슬러는 1866 년 런던의 대출 중개은행 오버엔드 거니(Overend Gurney) 파산 사건 관련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습니다.

만기가 길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담보물에 대한 대출은 보통 자금시장에서 일별 현금수요를 통해 조달된 3 개월 만기 상업 어음에 할인을 적용해오던 오버엔드 은행에게 적합한 사업이 아니었다. [런던] 타임스는 오버엔드가 어떤 과오를 범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음할인중개업을 접고 ‘파이낸싱’ 사업을 택한 어음할인회사가 고금리 상환을 약속한 유가증권에 자산을 묶어두었지만 이를 비상시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없었고, 보유 재원이 너무 적어서 회사가 파산할 정도로 자산을 희생시키지 않고서는 현금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지불을 중단하게 되었다. (<금리의 역습>)

viii. 저금리는 금리가 계속 낮게 유지되리라는 예상을 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한동안 지내온 환경이 ‘정상적’이며 미래에도 같은 상황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을 흔히 내리곤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금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금리가 항시 낮게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생각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투자자 실사 또는 경영기획 과정에서 자본비용이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자금조달이 필요할 때 금리가 더 높아져 있는 상태라면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최근 몇 달간 신축건물 공사를 위해 철거작업을 끝낸 미드타운 맨해튼의 부지 여러 곳을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건설 프로젝트에 수반되는 장기간의 기획과 승인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 건물들은 2022년 이전 저금리 환경에서 건설허가를 받은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당시 가정했던 것보다 실제 자금조달 비용이 더 높아져도 이 건물들이 지어질 수 있을까요? 혹은 막대한 비용에 버려지고 말게 될까요?

2020년 팬데믹의 해가 끝났을 때 경기회복, 주식시장 호황, 저금리가 투자자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었고 연준이 앞으로 몇 년간 경기와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금리를 ‘더 오랫동안 더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금융의 역사 내내 반복되어 온 교훈 한 가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즉 금리인상의 촉매가 불가피하게 튀어나오고 그리하여 영원한 호황이라든가 ‘경기순환주기의 종말같은 것은 그저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챈슬러가 지적한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1920 년대 미국 통화정책의 목표 중 하나는 농업 사이클에 따라 금리가 계절별로 요동치는 현상을 막는 것이었는데, 이로 인해 연중 일정 시기가 되면 자금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연준은 이 목표를 잘 달성했고, 당시 앤드류 멜론 재무부 장관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까지 말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경기 사이클로 인해 일어나는 예상 밖의 변수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롬바드 스트리트(The New Lombard Street)>라는 저서에서] 경제학자 페리 메일링 교수가 언급했듯이, “계절별 그리고 주기별 변동을 안정화시키려는 당국의 개입으로 시중 이자율을 낮고 안정적인 수준으로 만든 결과, 소위 광란의 20 년대(Roaring Twenties)를 가능케 했던 투자 붐에 불을 지피는 동시에 불안정한 자산가격 거품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금리의 역습>

ix. 저금리는 혜택과 불이익을 안겨줌으로써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냅니다

중요한 것은, 저금리가 예금자와 대주의 몫을 떼어 차주에게 지원해준다는 점입니다. 대주의 수입을 줄여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저렴하게 차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타당한가요? 이러한 조치는 정책적 결정, 혹은 그보다도 경기부양을 위한 결정의 결과로 나타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른 여러 가지 효과도 수반될 수 있습니다. 예금이자율이 4%일 경우, 운이 좋게도 50 만 달러쯤 되는 돈을 저축해 놓은 퇴직자라면 은행잔고로 연간 2만 달러를 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4년 중 상당 기간에 그러했던 것처럼 예금계좌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워지면 이 퇴직자는 거의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사회가 이 퇴직자로 하여금 제로 소득에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까요? 아니면 이 퇴직자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까요?

정책결정의 여파를 논의하면서, 저금리가 소득과 부의 분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부유층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을 불균형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ZIRP[2008년 12월에 생긴 신조어 ‘제로금리정책(zero interest-rate policy)’의 약어]는 세계대전 이후 미국 역사상 부의 불평등에 가장 큰 날개를 달아주는 데 일조했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부유층의 상위 1 퍼센트는 순자산 가치가 46% 상승한 반면, 하위 50 퍼센트는 고작 8% 상승에 그쳤다. 경제적 포퓰리즘의 수호자라고는 보기 어려운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더라도, 연준 정책으로 기업 채무자들은 약 3100억달러에 달하는 혜택을 입은 반면, 저축에 힘쓴 가구들의 소득은 약 3,600 억 달러에 달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2023 년 12 월 11 일자 시사지 아틀랜틱(The Atlantic) 기사)

경제적 격차의 확대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며, 우리가 언론과 정치에서 매일 마주하는 극단적 대립에도 꽤 일조한 측면이 아마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자금을 지원해주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금리책정 결정을 중앙은행이 내리면, 분명 그 여파가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x. 저금리는 다음 위기의 도화선이 될 낙관적 행동을 조장합니다

고삐를 죄는 시기가 도래하여 시험에 들게 되면 실패를 면치 못하는 투자의 이면에는 높은 리스크의 감수, 미래 자금조달비용의 과소평가, 레버리지 이용 증가 등의 요인이 종종 도사리고 있으며, 이는 결국 다음 위기를 초래하고 아마 또 다른 구제책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한 방향으로 과도하게 치우친 후에는 일반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는 현상이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1889년 10월, 잉글랜드은행(BOE) 총재 윌리엄 리더데일(William Lidderdale)은 시 정부에 다음과 같은 엄중한 경고를 했습니다. 금융의 현 추세는 분명 위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서, 지나치게 많은 자본이 산업발전에 억지로 투입되고 있고, 자본가들은 경제번영과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이지머니를 필요로 하는 주식투자에 점점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친 금융 완화와 무역 불황이 합세하면서 더 많은 투자의 가격이 부풀려져 우리는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금리의 역습>)

끝없는 이야기

제 이야기 중에 가장 자주 인용되는 문구 중 하나는 마크 트웨인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말인데, 바로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각운은 맞춘다”라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사이클이란 다른 인과관계와 더불어 한 시기에서 다른 시기로 넘어갈 때 마치 각운처럼 항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영향력 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 30 년 전쯤?제 파트너인 브루스 카쉬와 그의 부실채권펀드에 관여한 덕분에?저는 자금의 가용성과 그 비용의 변동성이 갖는 중요성을 훨씬 더 잘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메모 <예측할 수는 없지만 준비할 수는 있다 (You Can’t Predict. You Can Prepare.)>(2002 년 11 월)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저는 투자에 더 오래 몸담을수록 신용 사이클(credit cycle)의 영향력을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경제가 그저 살짝 출렁이기만 해도 신용 가용성에 큰 변동을 일으켜 자산가격과 경제 그 자체에도 다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2018 년에 집필한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에서도 이 문구를 다시 인용하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추가했습니다.

신용 사이클은 창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어떤 때에는 열려 있다가 어떤 때에는 닫혀 있는 것입니다. 사실 금융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신용 창(credit window)’이라는 말을 ‘돈을 빌리러 가는 곳’이라는 뜻으로 자주 쓰기도 합니다. 창이 열려 있으면 자금조달이 풍부하여 쉽게 얻을 수 있고, 창이 닫혀 있으면 자금조달이 부족하여 얻기 힘듭니다.

이 책에서 저는 사이클 전반에 관해 세 가지 기본적인 관찰을 했습니다.

? 각 사이클의 진행을 이루는 사건들은 단지 서로를 뒤따라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은 사이클 진행 중에 일어나는 각 사건이 그 전에 있었던 사건들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인식해야 사이클을 제대로 이해하고 앞길을 잘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 사이클 등락을 단순히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a) 중간점, 통속적 추세, 혹은 정상범위로부터 한 방향으로 과잉 이탈한 경우 (b) 그러한 과잉이 시정되어, 결국에는 종종 (c) 반대 방향으로 시정된 움직임이 과도하게 지속되는 현상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사이클이란 ‘상하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과잉과 시정’이라고 보는 편이 훨씬 더 유용한 방법입니다.

? 사이클에는 분명한 시작과 끝이 없습니다. 어떤 것을 온전한 사이클이라고 보아도 괜찮으려면 다음 4 가지 요소, 즉 (1) 정상범위에서 고점으로의 움직임, (2) 그 고점에서 다시 정상범위를 향해가는 움직임, (3) 정상범위에서 이에 상응하는 저점으로의 움직임, (4) 그 저점에서 다시 정상범위로의 움직임만 있으면 됩니다.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아우르면서 진행되기만 한다면, 이 요소들 중 어느 것도 사이클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이클의 공식적인 시작이나 끝을 나타내는 정해진 포인트는 없지만, 대부분의 경제 사이클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이클의 각 단계가 그 다음 단계의 원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 첫째,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가 금융 완화와 긍정적 시장 발전을 가져옵니다.
? 그리하여 기대수익률이 줄어듭니다.
? 그리하여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성향이 생깁니다.
? 그리하여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고 결국 투자손실을 겪게 됩니다.
? 그리하여 공포, 자금경색, 금융 긴축, 경제 위축이 발생합니다.
? 그리하여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금융 완화, 긍정적 시장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사이클 진행과정에 관한 매우 예리한 견해 하나를 소개해보겠습니다.

[1865 년에] 맨체스터의 은행가 존 밀스는 “일반적으로 경제공황이 자본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공황은 그 이전에 가망 없이 비생산적인 일들에 자본이 잘못 투자되어 자본시장이 얼마나 망가져 있었는지를 그저 드러낼 뿐이다.”라는 통찰력 있는 말을 남겼다. (<금리의 역습>)

독자분들도 아시다시피, 저는 투자자들이 사이클을 연구하고 그 원인을 이해하며 한 방향으로의 과잉이 반대 방향으로 시정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모니터링함으로써 투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860 년대의 이코노미스트지 편집장 월터 배젓(Walter Bagehot)은 사이클 및 사이클 관련 행동에 관한 뛰어난 이해를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의 통화담당 고위 관료들은 금융완화의 부정적 결과?2% 이하로 책정된 금리로 인해 투기 광풍이 일고 은행예금자들이 위험한 투자를 하도록 내몰리며 부실대출을 조장하고 금융시스템이 약화되는 현상?에 대한 배젓의 경고를 좀처럼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금리의 역습>)

챈슬러의 책에서 특히 재미있는 내용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금융의 역사적 주제가 각운을 맞추어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주는 부분, 그리고 200 년 혹은 400 년 전에 일어난 행동이 오늘날에도 되풀이되고 있으며 미래에도 분명 반복해서 재현될 것임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그가 말하는 이러한 현상은 그야말로 끝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지머니에 대한 관찰

저금리로 야기되는 행동은 눈에 뻔히 보이게 일어납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예의주시하며, 개중에는 이런 행동이 아무 논평 없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이야기를 통해 알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일부는 그 행동의 진정한 영향까지 파악해냅니다. 그런데 이를 고려하여 자신의 투자방식을 바꾸는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습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바로 직전에 있었던 저금리 시기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투자에 뛰어들어 자금 제공 경쟁에 열을 올린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당시 시티은행 CEO 척 프린스(Chuck Prince)가 지금도 기억되고 있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였습니다.

이지머니 시절에는 위에서 설명한 부정적인 결과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할지라도 춤을 추지 않고 앉아 있는 편을 택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a) 높은 기준을 유지하면서 거래를 놓칠 것인지, 혹은 (b) 위험한 투자를 할 것인지,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하면 대부분이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특히 전문 투자 매니저들의 경우, 얼마 동안은 잘못된 선택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남다른 행동의 결과가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행동의 자제는, 그것이 집단 행동으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하는 경우, 남다른 강인함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시장의 과잉에 관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의 명저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을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금융 도취에 일조하며 이를 북돋는 두 가지 추가 요인에 대해서는 우리 시대, 혹은 과거 시대에도 언급된 바가 거의 없다. 첫째 요인은, 금융에 관한 기억이 극도로 짧은 기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금융재앙(financial disaster)은 빠르게 잊혀진다. 인간사의 여러 분야 중에서 금융의 세계만큼 과거사가 별 의미를 갖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을지 모른다.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

과거 금융 완화 시기에 배운 교훈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요인에 부딪치면서 소 귀에 경 읽기가 되고 마는데, 그 요인들이란 (a) 과거에 대한 무시, (b) 수익 획득의 꿈, (c) FOMO(혼자만 뒤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d)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신념이나 눈에 보이는 사리사욕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게 만들어주는 인지부조화 상태입니다. 과거와 같은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시대에는 이러한 요인들이 사람의 지혜를 막아서기에 충분한 힘을 늘 발휘합니다.

여러분들도 필시 아시다시피, 찰리 멍거가 11월 28일에 향년 99 세의 나이로 별세하였습니다. 저는 찰리의 삶과 지혜에 소소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그가 2001년 저에게 써준 글을 여기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는 아마도 액튼 경(Lord Acton)이 말한 법칙의 새로운 버전이 적용되는 것 같다?이지머니는 부패하고, 정말로 이지머니는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이지머니의 시기로 되돌아갈 것인가?

위의 질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요즘 제가 가장 자주 접하는 질문 한 가지, 즉 “금리가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뜻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 싶습니다. 제 대답은 현재 금리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 20 년간 보았던 금리보다는 높지만, 절대적으로나 역사상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현재의 금리가 정상 수준이거나 오히려 낮은 축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 제가 일을 시작한 해인 1969 년에, 연방기금금리가 평균 8.2%였습니다.
? 이후 20 년 동안은 4~20% 사이를 등락했습니다. 이 범위를 보면 분명히 5.25~5.50%를 높은 금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제가 보기에 대체적으로 정상적인 금리를 유지한 마지막 시기였던 1990~2000 년에는 연방기금금리가 3~8% 사이였으니, 그 중간값이 현재의 5.25~5.50%와 같은 수준인 셈입니다.

그래서 제 대답은 아니오, 현재의 금리는 높은 금리가 아닙니다. 이제 이 질문을 처리했으니, 이번 섹션의 주제인 금리 전망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초저금리로 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 중의 상당 부분은 연준이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저의 견해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진작하거나 국가채무 상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연준은 설령 그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여기더라도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준이 과연 어떤 일을 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저의 메모 <상전벽해>에서 빠른 시일 내에 초저금리로 선회하지는 않을 것 같은 여러 가지 이유를 열거했습니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이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글로벌화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그 힘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또한 노동계의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는 듯하여? 인플레이션이 가까운 미래에는 2021년 전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막기 위해 금리가 더 높게 유지되리라는 뜻이 됩니다.
? 연준이 영속적으로 부양적인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중립 금리를 통상적으로 유지하려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 부양도 긴축도 아닌 수준의 금리는 최근 2.5% 정도 수준으로 추산되어 왔습니다.
? 지난 25 년간 연준이 금리를 억눌러 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그만두고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 화폐의 가격이 정해지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의 맛을 본 연준이 또 다른 인플레이션 발생을 막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금리를 실질 기준으로 양수가 되도록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즉 물가상승률이 2.5%라면 연방기금금리는 정의상 그보다 더 높아야 할 것입니다.
?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이유를 말하자면, 연준의 필수 역할 중 하나는 경기가 후퇴할 경우 주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을 쓰는 것입니다. 금리가 이미 제로 또는 1% 수준이라면 연준은 이러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초저금리로 선회하지 않을 이유를 금융완화의 경향과 관련하여 몇 가지 더 추가해본다면, (a) 리스크 감수와 ‘과오투자’를 조장하고, (b) 레버리지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부추기며, (c) 자산거품을 일으키고, (d) 경제적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인플레이션이 2%대에 진입하자 마자 금리를 경기부양 수준으로 인하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붙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인플레이션을 2%대로 만든 뒤 금리를 경기 부양도 긴축도 아닌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택해야 할 것입니다.

위의 저금리 연장에 대한 반론들을 열거한 뒤, 메모 <상전벽해>에서 저는 (미래 예측은 가급적 안 하려고 하지만) 다음과 같은 언급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저는 앞으로 수년 동안 기준금리가 평균 0~2%보다는 2~4%(즉, 현재 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반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구제가 요구될 정도로 심각한 경기 후퇴가 일어나지 않는 한, 고도로 부양적인 금리는 향후 수년간 고려 대상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판단입니다.

대주와 은행예금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금리를 원합니다. 변동금리 모기지론 등의 채무를 진 사람들 (그리고 기업들), 일반 소비자들, 건설업체, 자동차나 보트 판매상, 사모펀드회사와 그 투자자들,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투자자들, 그리고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앞서 열거한 바와 같이, 금리를 영속적으로 낮게 유지하지 말아야 할 이유들을 고려해보면 저금리 책정이 경제적으로 이로운 이유는 경제를 장기적이거나 심각한 경기위축으로부터 살려내기 위한 비상조치로서의 기능을 할 경우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카고대 대학원에 다닐 때 제게 지적인 빛이 되어준 분은 자유시장이야말로 자원을 가장 잘 배분할 수 있는 도구임을 강력히 주장하신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님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저는 소위 ‘자연적’ 금리가 전반적으로 최선의 자본 배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챈슬러가 그의 책 제목을 으로 정한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금리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금리란 차주가 대주의 돈을 일정기간 빌리기 위해 치르는 가격입니다. 자연금리는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며, 이는 (a) 돈의 공급자들이 자신의 돈과 일시적으로 결별하는 대가로서 요구하는 가격과 (b) 차주가 이 돈을 쓰기 위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챈슬러와 마찬가지로 저도 금리란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분명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저술가가 “당신 소유의 돈을 합의된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데 대한 보상”이라고 정의 내린) 이자란, 여느 다른 가격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명령이 아닌 시장 구매자와 판매자 간에 결정된 수준에 따라 책정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17 세기] “정치셈법”을 맡은 영국인들 간에 형성되었다. (<금리의 역습>)

비록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사회의 시간 선호도를 정확히 반영하는, 우리가 너무 많은 돈을 빌리거나 너무 적은 돈을 저축하지 않도록 해주는, 자본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해주는, 토지 등의 자산에 정확한 가치를 매겨주는, 예금자들에게 정당한 수익을 안겨주면서도 은행가들과 그들의 재무 파트너들에게 보조금을 주어야 할 만큼 낮거나 채무자들에게 치명타를 안길 만큼 높지 않은 금리인. 자연금리가 지배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머릿속에 그려두면 좋겠습니다. (<금리의 역습>)

그 밖에도,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과 영국에서 자신과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관료들이 금융 완화를 부르짖던 시기인 1927 년에, “나에게 저금리 말고 진실된 금리를 내어준다면, 내가 내 나라 경제 질서를 바로잡아 두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리의 역습>)

제가 보기에 자연금리란 경기 부양도 긴축도 아닌 금리를 가리키는 ‘중립금리’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동일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중립금리는 관리금리(administered rates)에 비해 극도로 높거나 극도로 낮을 가능성이 더 적기 때문에, 극단적 행동을 조장할 가능성도 더 낮은 금리입니다. 스웨덴의 경제학자 크누트 빅셀(Knut Wicksell)은 1936 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만약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면 채권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다. 반면, 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유지되면 채권이 줄어들고 물가는 내려갈 것이다. (<금리의 역습>)

제가 보기에는, 연준이 실재하고 머릿속에서 상정한 문제들을 막아내는 데 애를 쓰느라 유동성을 투입하는 ‘행동주의자’로 변모해버린 1990 년대 후반 이후로 화폐의 자유시장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행동주의를 고려하여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조치와 그 결과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수년간 투자자들은 오로지 이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제가 연준을 운영한다면 (분명 그 직책을 제안 받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저는 (a) 경제성장이 지나치게 둔화되어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때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b) 경기 과열 시에는 물가인상을 막기 위해 경기를 가라앉히고자 금리를 올리며, (c) 그 이외의 시기에는 시장의 힘이 금리 수준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고 금리에 손대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2009~2021 년 중 대부분의 기간에 그러했던 것처럼 금리가 영속적으로 제로 수준에 근접하는 일은 분명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동 기간 연방기금금리를 평균 0.5%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향후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제 2024 년 중 언젠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하고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의 다소 긴축적인 5.25~5.50%에서 낮추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연준 위원들의 의견을 요약한 ‘점도표’를 보면 2024 년에 3 차례 25bps 금리 인하를 통해 금리가 4.60%까지 간 뒤, 2025 년에 더 인하하여 3% 중반으로 갈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투자자들 간의 컨센서스는 이보다 훨씬 더 낙관적이어서 더 여러 차례, 더 빨리, 더 큰 폭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컨센서스라는 주제에 관하여 저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해보겠습니다.

? 18개월 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계획으로 2023년에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는 데 거의 누구나 동의한 바 있었습니다. 이 생각은 틀린 것이었습니다.
? 12개월 전, 현재의 주식시장 랠리를 촉발시킨 낙관주의자들은 연준이 2023 년부터 비둘기 성향으로 선회하여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투자동기를 얻었습니다. 이것도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 6개월 전, 2023년 말에 한 번 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틀렸습니다.

저는 대체로 과녁을 벗어난 컨센서스로부터 힘을 얻은 낙관주의가 현재 주식시장 랠리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바로 위 두 번째 항목 참고) 현재에는 다음과 같은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에 곧 도달할 것이다.
?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 더 나아가서, 경미한 수준의 경기 침체 혹은 경기가 전혀 침체되지 않는 연착륙을 하게 될 것이다.
? 따라서, 연준은 다시 금리를 인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이는 경제와 주식시장 모두에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 다섯 가지 내용이 저에게 있어서는 ‘골디락스 사고(Goldilocks thinking)’, 즉 경제가 물가상승을 일으킬 만큼 과열되거나 경기를 둔화시킬 만큼 냉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고를 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저는 제 일을 하는 동안 골디락스 사고가 작동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으며, 이는 오래 간 적이 거의 없습니다. 대개 무언가가 바라던 대로 작동되지 않고, 경제는 완벽으로부터 멀어집니다. 골디락스 사고의 한 가지 중요한 효과는 투자자들 사이에 높은 기대감을 형성하여 잠재적인 실망(그리고 손실)의 여지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뉴스레터 언헤지드(Unhedged)도 최근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어제 뉴스레터에서 견조한 성장과 여섯 차례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현재 시장의 예측이 여러 방향에서 틀렸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견해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즉 빠른 경제성장으로 인해 연준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3 차례에 가까운 금리인하를 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게 되거나, 경제성장이 미약한 나머지 시장이 예상하는 만큼 여러 차례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이런 면에서, 시장은 너무 많은 희소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12월 20일자)

저는 위에 설명한 컨센서스가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컨센서스가 옳다 하더라도, 앞으로 몇 년 동안에는 금리가 2~4% 수준에 머물 뿐, 0~2%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제 추측을 고수하겠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볼까요? 제 추측으로?그저 추측일 뿐이지만?향후 5~10 년간 연방기금금리는 평균 3.0~3.5%가 될 것입니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본인이라면 이와는 다른 0.5% 금리 구간에 베팅을 할지 스스로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저답지 않게 미래예측에 뛰어들었다고 항의하시기 전에, 매크로에 대한 의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오크트리가 여기에 고객의 돈을 거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현재 매크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투자를 하지만, 우리의 투자결정은 언제나 매크로에 대한 예측이 아닌 기업과 주식에 대한 상향식 분석에 기반하여 이루어집니다.)

제 메모 <상전벽해>에서 내린 결론은 간단합니다.
1. 1980~2021년이라는 기간은 전반적으로 금리하락 및/또는 초저금리의 시대였습니다.
2. 이는 어떤 투자전략이 승자와 패자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등의 심대한 영향을 여러 분야에 끼쳤습니다.
3. 그러던 2022년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수밖에 없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4. 경기 후퇴에 대한 일시적 대응책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와 같은 금융완화 상태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5. 그러므로, 향후 몇 년간의 투자환경에서는 2009~2021년에 목격한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전과는 다른 투자전략을 써야 이 시기에 우월한 실적을 거둘 것이며, 따라서 새로운 자산 배분이 요구됩니다.

상기 항목 중 1~3번은 사실에 관한 것으로서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결론?즉 5 번?은 오로지 4번 항목이 옳은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여러분은 이 4번 항목에 동의하십니까 혹은 반대하십니까? 만일 동의하신다면 여러분께 제안해드릴 수많은 솔루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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