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넥스트 오일은 AI"…석유로 번 돈 딥테크에 '올인'

입력 2024-01-25 18:41   수정 2024-01-26 01:5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3년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중동 산유국에 생존의 위기감을 느끼게 만든 한 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국가의 오랜 먹거리인 석유에 대해 ‘2030년 수요 정점론’을 처음 언급해 사실상 원유 시대 종말의 시한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9~11일 UAE의 토후국 아부다비에서 만난 정부·기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넥스트 오일’(차세대 먹거리)을 언급했다. 첨단기술 연구개발(R&D) 및 상용화를 총괄하는 아부다비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의 파이살 알 반나이 사무총장은 “우리는 가장 마지막 배럴의 석유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 머니로 AI에 투자
아부다비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기준 3000억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아부다비 정부는 이를 2040년까지 1조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중 80%를 비(非)석유 부문에서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아부다비가 최근 집중하는 분야는 ‘딥테크(deep tech)’다. 석유 판매로 거둔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ATRC는 ‘팰컨 시리즈’를 통해 생성형 AI 대규모언어모델(LLM) 분야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ATRC가 작년 5월 출시한 팰컨 시리즈의 첫 모델 ‘팰컨 40B’는 12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되며 이용률 기준으로 메타(옛 페이스북)가 선보인 ‘라마1’을 제쳤다. 같은 해 7월 메타는 성능을 보완한 ‘라마2’를 내놨지만, 곧이어 ATRC가 출시한 팰컨 ‘180B’에 또다시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파이살 사무총장은 “최근 해외 언론에서 LLM의 유망 국가로 미국, 중국 그리고 UAE를 꼽는다”고 전했다. ATRC는 생성형 AI를 비롯해 헬스, 식품·농업, 안전·보안, 지속가능성, 항공우주, 운송 등 7개 분야에서 현재 100개 이상의 R&D 프로젝트를 동시다발로 진행하고 있다. 파이살 사무총장은 “한국처럼 기술 수출국이 되는 게 아부다비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치적 안정…물류도 선진화”
아부다비는 해외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부다비투자진흥청(ADIO)이 아부다비에 진출한 해외 기업 80여 곳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맡고 있다. 마시모 팔치오니 ADIO 최고경쟁력책임자(CCO)는 “세계적으로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정치적으로 안정된 아부다비를 긍정적으로 보는 해외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아부다비에 진출한 기업들은 선진화된 물류 서비스를 통해 아부다비항에서 40개 이상 나라에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ADIO 지원을 받는 한국 기업으로는 H2O호스피탈리티(관광), 베스핀글로벌(클라우드), 네오플라이(블록체인), K-BTS 컨소시엄(애그테크) 등이 있다. 팔치오니 CCO는 “아부다비를 ‘캐피털 오브 캐피털(자본의 수도)’이라고 부르며 은행, 패밀리 오피스(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회사) 등을 세우는 해외 투자자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아부다비=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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