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국외 연수 가놓고…보고서 오타까지 베껴 낸 공무원들

입력 2024-01-26 10:12   수정 2024-01-26 10:19


전북특별자치도와 14개 시·군 공무원들의 국외 연수 보고서가 포털과 옛 보고서 베끼기로 점철된 것으로 나타나 문제로 거론된다. 연수 기간 외유에 치중하고, 쓰나 마나 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가 정보공개 청구로 익산시에서 받은 '에너지 담당 공무원 국외연수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자치도와 도내 시·군 공무원 15명은 지난해 9월 6~10일 싱가포르로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선진 에너지 시책을 배워오겠다며 출국길에 올랐다. 당시는 잼버리 파행 수습이 한창일 때다. 연수 비용은 도와 해당 시군이 1인당 100만원씩 나눠 부담해 모두 3000만원이 들었다.

이들 공무원은 연수를 다녀와서 최근 A4용지 13장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중 표지·목차·국가 소개·출장 일정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보고서는 9장에 그친다.

이들의 방문 일정은 매일 두 군데씩 방문 기간만 적시돼 있었다. 시간별 일정 정리는 없었다. 싱가포르는 서울시와 면적이 비슷해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이에 싱가포르 방문 시 이런 식으로 일정을 잡지는 않는다는 게 여행 업계의 진단이다.

특히 5~11번째 장에서 주요 방문지로 언급된 리버원더스·마리나 배라지·보타닉가든·가든스바이더베이·URA 시티갤러리·뉴워터 수자원 박물관 소개 문장은 몇 개만 복사해서 포털에 입력하면 거의 같은 내용이 여러 개 검색된다고 연합뉴스는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임실군의 한 공무원이 싱가포르에 다녀와서 쓴 보고서 문구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문구도 있었다. 심지어 오타도 같았다.

연수에 참가한 한 익산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코로나19로 지난 몇 년간 제한된 국외연수를 오랜만에 간 것"이라며 "보고서는 전북자치도에서 작성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연수 도중 외유성 일정이 있었는지를 묻자 "방문 일정이 끝나면 자유롭게 (관광지를) 다녀올 수 있지 않으냐"고 답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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