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재명 앞서 날 끌어내더니"…'강제 퇴장' 내로남불?

입력 2024-01-27 07:27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다 고성으로 항의해 경호처 직원들에게 강제 퇴장당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 사태'가 여야 정쟁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발생한 이 사태를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태'로 규정하고 다른 야당과 함께 대통령실 규탄 결의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하면서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적반하장식 행태에 공조한다고 반발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강 의원과 악수한 뒤 한참 멀어지고 나서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냈다"며 "경호상 위해 요소로 판단한 것은 결국 강 의원의 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호처가 신변 경호가 아닌 심기 경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호처장 경질이나 대통령 사과까지 가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세가 연일 계속되자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인 김진표 의장도 지난 25일 본회의 시작 전 이 사건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며 "대통령 경호원들이 이와 같은 과도한 대응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도 정부에 대한 예의가 필요하고, 정부도 국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품격 있는 정치를 만들어가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강성희 의원은 민주주의의 기본을 무시했다"며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고 해서 일탈적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헌법기관의 본분에 걸맞은 품격과 예의를 갖추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김진표 의장님의 입장 표명은 유감"이라고 했다.
○'강제 퇴장도 내로남불이냐'…'태영호 사태' 소환


강성희 의원 강제 퇴장 사퇴를 둔 여야의 입장차가 명확환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앞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끌려 나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사태가 회자하고 있다. 국회 앞에서 출퇴근 천막 단식을 하던 이 대표 앞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태 의원은 무지막지하게 끌어내 놓고, 강성희 의원 사태에는 '폭력 제압'이라고 하는 것이 명백한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취지다.

태 의원은 지난 9월 7일,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았다가 민주당 관계자들에 의해 끌려 나간 바 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단식장을 공개 방문한 첫 여당 인사였는데, 단식장 입장부터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태 의원이 단식장에 들어가려 하자 "쇼하지 말고 가라"며 제지했다. 태 의원은 신체 접촉이 발생하자 "손대지 말라"고 했고, 이를 지켜보던 이 대표가 "그냥 놔두라"고 해서 태 의원은 겨우 천막으로 입장했다.

태 의원은 이 대표 앞에 앉아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며 "제게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이를 듣던 민주당 관계자들은 "단식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다", "단식을 안 하는 원내대표에게 얘기하면 된다",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등의 말을 하며 태 의원을 끌어냈다. 민주당은 이후 논평을 통해 태 의원을 "무뢰배"라고 칭하며 태 의원이 행패를 부렸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태영호 "손도 안 잡은 날 끌어낸 건 괜찮나?"


태 의원은 자신이 끌려 나온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과 강성희 의원 사태' 때와 다른 점으로 △자신은 이 대표의 손을 잡지 않고 있었다는 점 △자신을 끌어낸 사람들이 '경호' 관련 직원들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며 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태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나는 그때 악수하자고 하니까 (이 대표가) 악수도 싫다고 하고, 간격을 유지해 달라고 해서 일정 간격을 유지하고 얘기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얘기 도중 끌어내서, 그것도 경호원들이 아니고 국회의원과 관계자들이 강제로 끌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나를) 강제로 끌어내는 건 괜찮고, (대통령) 경호원들이 경호 규정상 끌어내는 건 안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태 의원은 끌려 나간 강성희 의원이 '민의를 전달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민의를 전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라는 무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큰 소리로 목소리를 내고 싶으면 (국회 기자회견장인) 소통관을 이용하거나, 본회의장에서 의견 토론을 다 할 수 있다"며 "행사장에서 고성을 지르는 게 민의를 전달하는 것으로 왜곡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과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제 퇴장' 강성희, 이승만에 "내란죄의 수괴" 막말 전력


한편, 강제 퇴장 사퇴로 국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지난해 4·5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강 의원은 현대차 전주 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면서 10년을 투쟁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후 택배노조 전북지부 간부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국회 입성 직후인 지난해 5월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내란죄의 수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라며 "내란죄의 수괴를 민주공화국에서 기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해 여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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