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빨간불' 들어온 증권가…바닥일까 아직일까

입력 2024-01-28 07:35   수정 2024-01-28 07:36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 해외 투자자산 가치 하락 등 악재가 발생해 대부분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 당국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증권사에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라고 주문하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권주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손실은 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작년 영업익은 7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 늘었다.

실적 공개를 앞둔 증권사의 전망은 밝지 않다. 신한투자증권이 실적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 손실은 3038억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설정,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관련 일회성 비용 및 충당금 이슈가 발생해 증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할 것"이라며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손실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PF 사업장을 철저히 점검해 부실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12월 결산 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라고 증권사에 주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4분기 1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수치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미국, 프랑스 등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 평가손실, CGV 전환사채(CB) 관련 손실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타 투자자산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해 4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투자자산 위험노출(익스포져) 규모가 다른 회사 보다 커 대규모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도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1739억원의 영업손실, 지배주주 순손실은 1825억원이라는 추정이다. 모두 적자 전환한 수치다. 영풍제지와 관련된 손실 약 4300억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증권주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바닥을 찍은만큼 증권사 실적이 올해는 회복될 것으로 보는 입장이 있는 반면, 한편에선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진 투자에 신중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완만한 금리 하락과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며 증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어 "올해도 작년에 이어 금융 당국의 보수적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작년 보수적인 비용처리를 근거로 2024년에는 다소 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그는 "증권사 대부분의 사업 영역의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부실 가능성이 있는 자산들이 비용으로 인식되며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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