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정부와 지자체가 관제하는 54만 대의 CCTV 중 지능형은 약 17만 대(31%)다. 지능형 CCTV는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중앙 서버로 보내 분석하는 ‘선별 관제형’과 기기에 감지·분석 프로그램을 장착하는 ‘에지 컴퓨팅’ 방식으로 나뉜다. 이상 징후를 실시간 포착해 관제센터에 신호를 전하는 에지 컴퓨팅 방식이 사고 예방에 더 효과적이지만 아직 기술 고도화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표준영상 분석 시험 개발 및 시범 적용’ ‘재난안전 인공지능 영상분석 기술 시범공모 사업’ ‘지능형 CCTV 관제시스템 구축 ISP(정보화전략계획) 사업’을 명목으로 약 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관제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으로 지능형 CCTV 기기를 설치·교체하는 사업과는 다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는 자체 예산으로 CCTV 설치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지능형 CCTV는 대당 500만원에서 1500만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올해 지능형 CCTV 고도화 사업에 160억7160만원을 편성했다. 2년 전(23억8000만원) 대비 약 6배 증가한 규모다. 인천시는 2022년 12억8000만원을 들여 CCTV 구축 사업을 벌였는데 올해 4배가량 많은 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지자체들은 “지능형 CCTV 100% 전환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이라고 지적한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CCTV를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시·군·구에 지능형 기기를 도입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경기 성남시 관계자는 “아직 표준화된 기술이 없고 오탐률이 꽤 있어 현장에서는 지능형 CCTV 전면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CCTV 설치 사업을 지자체 사무로 여기는 인식 때문에 예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는 필요에 따라 교부세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최해련/오유림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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