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등 21세기 新이념 전쟁 소재로 떠올라…韓 양극화 극심 [글로벌 핫이슈]

입력 2024-01-26 21:35   수정 2024-01-26 23:45


21세기 새로운 이념 정쟁의 원인이 젠더 갈등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대 남녀를 중심으로 젠더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각국에서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젠더 이슈가 시대 정신이 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로운 젠더 격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칼럼을 통해 21세기 나타난 젠더 갈등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20대 젊은 여성들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에 치우쳐 있고, 20대 남성은 점점 보수로 향하고 있다.

남녀 간 정치적 성향이 양극단을 달리면서 젠더 갈등은 더 심화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18~30세 미국 성인들에게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30%포인트 많았다. 최근 6년 새 가장 큰 격차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독일은 보수적인 남성과 진보적인 여성의 이념 격차가 0%포인트 이상 벌어졌고, 영국도 25%포인트 차이가 났다. 폴란드에서는 18~21세 남성의 절반이 극우 정당인 '법과 정의'을 지지했지만, 여성의 경우 16%를 밑돌았다.

FT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영국 모두 젊은 여성은 이민에 대해 관용적인 행태가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극우로 치우치진 않았지만, 여성만큼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독일에선 이민자를 배척하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DF)'의 지지층 대다수가 20대 젊은 남성이었다.

FT는 한국의 사례에 집중했다. 한국 젊은 세대의 젠더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20대 남성이 국민의 힘을 지지한 만큼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

한국의 경우 30대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다른 국가와 달리 20대부터 30대까지 젠더 갈등이 심각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합계출산율이 1.0을 밑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의 남녀 갈등이 심화된 기점은 6년 전 '미투운동'이었다.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사회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남녀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부터 성폭력에 대한 관점 차이가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팠다.

남녀 간 이념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20대 때 쌓은 정치적 경험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으로 인해 선동에 더 쉽게 휘둘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FT는 "젊은 세대의 낮은 투표율 때문에 젠더 갈등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런 갈등은 곧 다음 세대에 여파를 미치고 투표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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