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시 플랫폼 요금 규제하겠다는 정부…타다 교훈 벌써 잊었나

입력 2024-01-28 17:38   수정 2024-01-29 07:03

정부가 택시 플랫폼 요금 규제에 나설 모양이다. 이를 공식화한 것은 최근 발표한 ‘교통 분야 3대 혁신전략’에서다. 당시 발표에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연장·신설하는 것 등이 주된 내용이어서 택시 플랫폼과 관련한 정책은 슬쩍 가려진 채 주목받지 못했다. 공식 발표 자료의 맨 끝에 배치되는 바람에 다수 언론조차 모르고 지나갔다.

택시 플랫폼과 관련한 새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플랫폼 택시에 대한 서비스 평가제를 9월까지 도입하고, 우수 플랫폼 인증제를 12월까지 마련하겠다는 것이 하나다. 다른 하나는 택시 배차 및 요금 산정 등에 대한 정부의 개선명령 권한을 연말까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혁신 경쟁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정부가 나섬으로써 혁신이 저해될 것이란 걱정이 크다. 우려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나오는 것은 정부가 ‘요금 개선명령권’을 갖겠다는 대목이다. 택시 플랫폼 사업이 시작된 지 4년밖에 안 됐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당연해 보인다. 정부가 나서서 부작용 여부를 따질 만한 기간이 아직은 안 됐다는 얘기다. 정부가 미리 걱정하는 대목이 있다고 해도 조금 더 참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혁신산업에 대한 잘못된 규제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영국의 붉은 깃발법’도 증기자동차가 등장한 지 39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요금 개선명령제도 과잉 규제다. 이미 정부는 택시요금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있으며 택시업체들은 그 틀 안에서만 요금을 책정할 수 있다. 틀 안에서의 요금마저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면 혁신 서비스 경쟁이 나올지 의문이다.

한국은 택시 플랫폼 혁신과 관련해 ‘정부의 실패’를 단단히 경험했다. 우버와는 다른 한국형 혁신 모빌리티 모델인 ‘타다’는 2018년 나왔다. 휴대폰으로 호출하면 기사가 카니발을 몰고 와서 데려다주는 서비스였다. 기존 택시업계가 반발하자 국회가 이를 가로막는 법을 2020년 통과시켰다. 이 바람에 타다는 사라졌고, 한국은 우버가 없는 몇 안 되는 나라로 전락했다. 이 같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 교훈은 정부의 시장 개입 최소화라는 경제 원론 제1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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