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까지 20분' GTX 호재에 2억 올렸다…집주인들만 난리

입력 2024-01-29 08:15   수정 2024-01-29 09:30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수혜지 집주인들은 대규모 교통 호재에 매물 호가를 높이는 등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거래가 늘거나 가격이 상승하진 않고 있다. 교통 호재가 부동산 시장 한파를 넘어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GTX A·B·C 노선을 연장한다. GTX-A는 기존 파주 운정~화성 동탄에서 평택 지제까지, GTX-B는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에 더해 춘천까지 이어진다. GTX-C는 상단으로 덕정에서 동두천까지, 하단으로는 수원에서 화성, 오산, 평택, 천안을 지나 충남 아산까지 연장한다.

GTX A노선과 C노선이 모두 들어서는 평택이 GTX 연장안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GTX A·C 더블 역세권이 되는 평택지제역은 강남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존 노선을 연장하는 것이기에 새롭게 추진하는 GTX D·E·F 노선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것도 강점이다.
강남까지 20분…GTX 호재에 집주인 '기대'
대규모 교통 호재에 인근 집주인들의 기대감은 뜨겁다. 평택지제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는 발표 이후 호가를 2억원 높인 매물가지 나왔다. 전용 84㎡ 최고 호가는 11억원을 기록했고 전용 115㎡ 호가는 14억원까지 올랐다. 아파트실거래앱 호갱노노에서는 실시간 인기 아파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집주인들의 기대만큼 매수세는 유입되지는 않고 있다. 해당 단지의 개업 공인중개사는 "문의 전화가 제법 왔지만, 당장 가격이 뛰길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주말에도 몇 팀이 둘러보긴 했어도 그 수가 많지 않았다"며 "매수자가 배로 늘지 않는 이상 현재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지 내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호가일 뿐"이라며 "실제 집을 팔려고 하는 분들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그런 매물만 약간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표 이후 전용 84㎡ 매물이 하나 팔렸는데, 가격은 7억9000만원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는 지난달의 8억2500만원(19층)이다. GTX 연장 발표가 실거래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그나마도 다른 아파트 단지들은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교동의 개업중개사는 "GTX 발표와 관련해 문의 전화가 많이 오진 않았다. 없던 문의가 다소 생긴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개업중개사도 "삼성 반도체 공장 발표 때는 일대 집값이 껑충 뛰었다"며 "요즘 상황에서는 큰 영향이 없는 듯 하다. GTX가 당장 내일 개통하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예전엔 달랐는데"…GTX도 부동산 한파에는 '깨갱'
지제동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는 고덕동과 맞붙어 있다.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해 3월 7억3000만원(17층)에 거래됐지만, 삼성전자의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호재로 수도권 반도체 공장 주변 집값이 들썩이면서 그해 6월 9억원(26층)까지 올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가격이 1억원가량 빠졌다.


전국적으로도 부동산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9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1월 넷째 주에는 0.05% 내리면서 지난주(-0.04%)에 비해 하락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매수자 관망세 짙어졌다"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GTX 연장 개통 소식에 당장 집값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조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역 교통망이 해당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명확하지만, 기존 A~C노선도 개통까지 20년을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GTX 노선 개통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에 무리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 역시 "지가 상승 기대감은 높아지겠지만, 개통까지 많은 재원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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