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JTBC, 올해엔 다를까 …"아픔 더 이상 없도록" [종합]

입력 2024-01-30 15:29   수정 2024-01-30 15:30



"한때 유튜브를 흉내 냈고, OTT를 따라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우린 우리가 잘하는, 우리의 길을 가겠습니다."

임정아 JTBC 예능제작본부장을 비롯해 JTBC 예능을 이끄는 수장들이 현실적인 고민을 전하면서 미래를 위해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30일 서울시 마포구 JTBC 사옥에서 진행된 '2024 JTBC 예능 간담회'에 임 본부장과 황교진 CP, 민철기 CP, 김은정 CP, 손창우 CP가 참석해 올해 새롭게 선보일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JTBC 측은 지난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배우반상회'를 시작으로 3월엔 '연애남매', 4월에는 '크레이지 슈퍼 코리안', '이혼숙려캠프'(가제), '걸스 온 파이어' 6월에는 '끝사랑'(가제), '전업자녀 탈출기'(가제)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올해 라인업을 보면 '옛날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모두의 예능'을 키워드로 '밥상 예능',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예능'을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요즘 예능을 보면 자극적이고, 도파민이 뿜어져 나와 신나지만, 그 후에 오는 허무감과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며 "콘텐츠를 볼수록 힐링보다는 피로함이 누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청 방식도 파편화됐다"며 "TV에 나온 얘기로 다 같이 얘기를 나눈, 깔깔 웃던 상황은 사라졌고, '혼밥 예능'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예능을 선보이려 한다. 다양한 세대, 친구,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예능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험정신으로 창의적인 신선함을 보이려 한다"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임 본부장은 또 "저희가 오류를 얻었던 게, 한때 유튜브, OTT를 흉내내다 실패한 것"이라며 "다른 방송사들을 봐도 MBC '나 혼자 산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등의 프로그램과 같이 OTT와 유튜브 사이에서 저희가 잘하는 것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 잘하는 걸 하려 한다. 이게 역행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다"고 방향성을 확실히 전했다.

JTBC는 2011년 개국해 '비정상회담', '히든싱어', '냉장고를 부탁해', '크라임씬' 등 다채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올해 JTBC는 플랫폼이 늘어나고, 자극적인 콘텐츠 홍수 속에 '가족 콘텐츠'로 승부를 던진다고 소개했다.

'배우반상회'는 더 완벽하게 배역에 몰입하기 위한 배우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배우 김선영, 조한철, 차청화, 김지석, 장도연 등이 출연한다. 손 CP는 "배우로서의 고민이 담긴 일상을 담으려 한다"며 "탑골공원에 가서 장기를 둔다거나 하는 일상을 담으면서 이 프로그램이 인지되고, 호감을 얻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애남매'는 티빙 '환승연애' 시리즈를 성공시킨 이진주 PD가 JTBC로 옮겨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로, 한혜진, 코드 쿤스트, (여자)아이들 미연, 뱀뱀, 조나단, 파트리샤 등이 출연한다.

김 CP는 "누나나 오빠, 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이 보일 예정"이라며 "시트콤을 보는 것 같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되지 않나 싶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매라는 키워드를 하나 보탰을 뿐인데, 이를 통해 내용이 더욱 풍부해진다"며 "훨씬 더 입체적이고 인물들이 더 잘 보이는 프로그램이 될 거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혼숙려캠프'는 이혼 위기 부부들이 이혼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부부 리얼리티다. 연출은 MBC '일밤-진짜사나이'를 연출했던 김민종 PD가 맡았다. 김 CP는 "국민 유행어였던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고 했던 이혼 숙려기간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것"이라며 "이혼 위기 부부들이 캠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한번 결혼 생활을 돌아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새 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 본부장은 "작년, 재작년에 구조조정이 있었고, 그래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며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들이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이런 일이 다신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경제 용어로는 '흑자전환', 저희 말로는 JTBC 예능에 생긴 비극이 다시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 본부장은 "OTT가 들어오면서 제작비가 할리우드급으로 늘어났다"며 "예산적인 부분 때문에 드라마 제작 편수도 줄었지만, 지속해서 방송을 하고 어느 정도 성과도 내야 한다. 개별 예능 PD가 갖는 부담이 엄청나고 시청률 부담도 크다"고 고백했다.

이어 "자극적이고 센 그림에 대한 충동이 끊임없이 있다"며 "그런데도 가족형 채널이고 플랫폼이기 때문에 시청률 압박에 선을 넘지 않는 매력을 어디까지 타협해야 하는지 그 표현적인 면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시간대가 다양화되고, 동시간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톡파원'이 방송되는 월요일 9시 시간대는 예능 시간대였다. 그런데 예산 체급이 10배 정도 차이나는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아는형님'을 담당했던 민철기 CP도 "방송이 힘든 게 동시간대 다른 프로그램과 싸워야 한다"며 "'아는형님'은 4개, 많을 땐 5개 드라마와 싸워야 하는데, 예전엔 예능 블록, 드라마 블록이 나뉘어 있다면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다들 더 좋은 시간대를 찾아 움직이는 거 같다.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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