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파이널리스트엔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은 인물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호화 별장’ ‘외유성 해외 이사회’ 등 공정성 논란을 고려해 외부 인사 비중을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호화 출장으로 문제가 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회장은 ‘캐시 카우’인 철강,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업황이 모두 난조인 상황에서 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내부 출신은 김지용 사장, 전중선 고문이다. 김 사장은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해 후보군에서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을 깨고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배터리 소재, 인공지능(AI), 수소 등 핵심 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고문은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올해 철강, 배터리 등 두 핵심 분야의 업황이 어려워 재무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 필요하다는 시각에서 선정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두 번 연속 재무 출신이 사령탑을 맡을 가능성은 작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기술원장을 지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후보다. 석유 개발 전문가이며 해외자원개발협회장을 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 개발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우유철 전 부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도 파격적인 대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출신인 안동일 전 사장이 현대제철 대표로 임명된 적은 있지만, 현대제철 출신이 포스코그룹 회장 파이널리스트 명단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 전 부회장이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장점을 지녔다는 점이 후보로 꼽힌 이유로 분석된다.
장인화 전 사장은 포스코에서 연구, 재무, 마케팅 등을 경험한 노련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포스코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각종 사업을 원활히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후추위는 2월 7~8일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다음달 8일 선정한다. 3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면 모든 선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김형규/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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