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지는 재판’에 기업들이 멍들고 있다. 법원의 ‘늦장 판결’로 관련 사업의 개점휴업 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추락 등 무형의 손실도 불어나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7일 인보사 판매허가 취소 항소심 선고를 내린다. 당초 선고일은 작년 9월 22일이었지만, 네 차례나 미뤄진 끝에 이날로 잡혔다. 법원의 늦장 판결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민사합의사건이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걸린 기간은 1104일로, 2017년(663일)에 비해 66.5% 늘었다.
산업계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늦장 판결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하소연한다. 사내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권이 그런 예다. 비슷한 사안에 대해 HD현대중공업과 CJ대한통운이 2심에서 서로 다른 판결문을 받은 만큼 대법원 판단이 중요한데 5년 넘게 ‘감감무소식’이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하청 노조가 승소하면 ‘노란봉투법’을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라 기업들은 교섭·파업 대응에 엄청난 비용 부담 리스크를 지게 된다”며 “어떤 결론을 내든 대법원이 기업들을 불확실성에서 빨리 벗어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황정수/허란/김우섭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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