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연매출 10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커머스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41% 넘게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엔 데이터 기술을 통합한 상품·광고 추천 서비스를 선보여 인공지능(AI) 사업의 수익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호실적을 이끈 핵심 사업은 커머스다. 이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조5466억원으로 전년보다 41.4% 늘었다. 미국 소비자간 거래(C2C) 플랫폼 업체인 포시마크를 2022년 인수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포시쇼’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등 네이버와 포시마크 간 시너지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포시마크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흑자를 냈을 뿐 아니라 매출, 거래액, 시장 점유율 등도 모두 늘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지난해 커머스 사업 거래액이 전년보다 11% 늘어난 가운데 자체 C2C 플랫폼인 크림의 수수료율을 인상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이었다.
이 회사 최대 매출을 차지하는 검색 플랫폼 사업도 선전했다. 이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3조5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다. 네이버는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인 ‘큐’를 지난해 11월 네이버 포털의 PC 버전에 적용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건설, 유통, 금융 등 일부 업종의 역성장과 마케팅 축소 기조로 인해 매출 약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중소형 광고주들이 마케팅 캠페인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생성 AI 기술로 올해 기업간 거래(B2B) 사업 성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커머스 사업 협력사들에게 상품·광고 등을 AI로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연내 내놓기로 했다.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주요 브랜드가 우선 적용 대상이다. 최 대표는 “개인화 광고를 제공하면 상품 추천 광고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엔 생성 AI 검색 서비스를 모바일로 확대하고 멀티모달 기술도 추가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직접구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뮤 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최 대표는 이들 플랫폼의 성장세에 대해 “네이버쇼핑에 직접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중국 커머스 플랫폼은) 경쟁 상대일 뿐 아니라 광고를 집행하는 전략적 협업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은 경기 불황,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개인화된 콘텐츠를 정확하게 추천해 콘텐츠 소비와 네이버 생태계 내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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