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지 '가성비 로켓' 내년에 우주로, "3대 기술 독자개발…증명만 남았다"

입력 2024-02-02 18:02   수정 2024-02-03 00:59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페리지).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신동윤 대표가 2018년 창업한 회사다. 페리지는 내년에 독자 개발한 소형 발사체(로켓) 블루웨일1 발사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한창이다. 로켓 3대 핵심 기술(엔진, 탱크, 제어)을 자체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국내 위성 업체 등에서 발사 의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페리지는 국내 위성 업체, 부품 회사 등 네 곳과 함께 블루웨일1 발사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부품 업체는 우주에서 위성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로켓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페리지는 오는 5월 블루웨일1 준궤도(100㎞) 시험 발사에 나선다. 3분기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페리지 관계자는 “국내 여러 기업이 페리지 로켓을 타고 우주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기술은 모두 준비된 상태고 이제 경제성을 증명하는 과정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페리지는 200㎏ 이하 인공위성을 지구 상공 저궤도(500㎞ 안팎)로 수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켓 무게를 줄이고 재사용률을 높이면서 발사 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소형 위성 발사 수요는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지만 위성을 보낼 로켓 사업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주업계가 페리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런 배경에서다.

페리지는 액체 메탄 엔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연료로 사용하는 액체 메탄과 산화제인 액화산소를 써서 로켓을 발사한다. 액체 메탄은 추력 제어가 편하고 연소 효율이 높아 케로신을 대체할 차세대 액체 로켓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연소기 내부에 잔여물이 적게 남아 엔진을 재사용하기에도 좋다. 반면 과염소산암모늄 등을 연소해 발사하는 고체 로켓은 엔진 내부에 탄소 찌꺼기가 달라붙어 배관이 막히는 문제 등이 발생해 재사용에 적합하지 않다.

소형 로켓은 대형 로켓과 비교했을 때 크기 대비 무게가 많이 나가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페리지는 로켓 중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탱크를 탄소섬유 복합재(CFRP)로 만들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CFRP는 탄소섬유에 플라스틱 수지 등을 첨가해 만든 고강도 경량 소재다. 같은 크기의 철과 비교했을 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다. 페리지 관계자는 “로켓 무게를 줄이면서 위성을 더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며 “CFRP 탱크가 높은 압력과 충격 등에서도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검증을 마쳤다”고 말했다.

소형 로켓은 탑재 공간과 중량 제한을 받지만 대형 발사체와 동일한 임무를 수행해야 해 보다 높은 수준의 항공 전자장비(비행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페리지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신뢰성의 항공 전자장비 개발을 마쳤다. 시뮬레이션과 수직 이·착륙 시험 등에도 성공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의 제어 능력을 검증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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