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과 유럽 경제 명암 가른 해외 인재 유치전

입력 2024-02-02 17:55   수정 2024-02-03 00:43

미국과 유럽의 경제력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여기엔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여부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그제 ‘미국과 유럽의 성장세 차별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다. 미국과 유럽은 서구 사회의 번영을 이끈 양대 축이다. 하지만 최근 무게중심이 미국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경제 규모는 1995년만 해도 비슷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미국 경제는 거의 두 배로 불어난 데 비해 유로존 경제는 1.5배 정도 커지는 데 그쳤다. 미국 대비 유로존 경제 규모는 8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의 202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비교에서도 평균적인 유럽 국가는 아이다호와 미시시피를 제외한 미국의 모든 주(州)보다 가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력 격차 확대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한은은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능력을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유럽은 이민자 대부분이 저숙련 인력이지만 미국은 발명가 중 이민자 비중이 16%(1990~2016년)에 달할 만큼 우수 인력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당장 첨단 산업을 이끄는 미국 빅테크 기업만 봐도 이민자 출신 창업가와 최고경영자(CEO)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모두 인도 태생으로 인도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에 건너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다. 세계 최고의 대학 경쟁력과 방대한 자본시장, 비즈니스 친화적인 환경, 개방적인 문화 등을 무기로 미국은 세계 ‘톱 탤런트’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해외 우수 인재에 그다지 매력 있는 나라라고 보기 어렵다. 대학 교육의 질이 낮고 자본시장 규모는 작으며, 기업하기 좋은 여건도 아니고, 이민자에게 우호적인 문화도 아니다. 우수한 외국인 학교도 적다.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할 준비조차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이다. 해법은 언제나 도돌이표처럼 구조개혁으로 귀결된다. 교육·노동 분야의 전면적 개혁 없이는 우수 인재를 끌어올 수도, 지킬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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