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건국 이래 첫 민족주의자 총리 임명…"역사적 순간"

입력 2024-02-04 16:40   수정 2024-02-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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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가 총리 자리에 올랐다. 제1야당인 민주연합당(DUP)이 연립 정부 복귀를 선언하며 2년만에 행정부가 다시 출범하면서다.

로이터,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는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총리에 임명됐다. 오닐 신임 총리는 이날 총리직 수락 연설에서 “오늘은 새로운 새벽을 나타내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북아일랜드 시민)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 왕정을 떠나 통합 아일랜드를 지향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서 파생한 정당이다. 1921년 개신교도들이 주도해 세워진 북아일랜드에서 친공화주의 가톨릭계 신페인당 소속 총리가 탄생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오닐 신임 종리 임명은 2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2022년 치러진 자치의회 선거에서 신페인당은 사상 처음으로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며 총리 지명 권한도 확보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친영 성향 및 연방주의 정당인 DUP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무역 규정에 대한 항의로 연정 구성을 거부하며 행정부 출범이 지연됐다.

DUP가 1일 영국 정부와 협상을 마치고 연정 복귀를 선언하며 2년간의 자치 정부 공백 사태도 마무리됐다. 북아일랜드 부총리로는 DUP의 엠마 리틀-펜겔리가 임명됐다. 부총리는 총리와 동등한 권한을 갖지만, 상징성은 덜하다고 외신은 짚었다.

오닐 신임 총리는 북아일랜드와 영국이 수십년간 겪어온 유혈 갈등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1998년 벨파스트 평화 협정 이후 정계에 입문해서다. 아일랜드가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이 협정은 1998년 4월 북아일랜드 내 무장 투쟁을 해소하기 위해 체결됐다. 이 협정에 따라 북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과 연방주의 정당은 함께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오닐은 2007년에 북아일랜드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며 중앙 정치로 진출했고, 2010년에 지역 최초 여성 시장을 역임했다. 북아일랜드 여성 총리로는 DUP 소속 아를린 포스터에 이어 2번째다.

아일랜드계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닐 신임 총리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중요한 단계“라며 ”지난 수십년간 크게 진전해온 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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