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곳간서 60조 꺼내라"…'13만전자'까지 뛴다는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2-05 17:41   수정 2024-02-06 09:50

이 기사는 02월 05일 17: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현금 50조원을 털어서 상장된 우선주를 모조리 사들여야 합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거버넌스포럼)이 5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화학이 현금 60조원을 들여 주주친화책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거버넌스포럼은 2019년 말 국내 기관투자가가 주축이 돼 출범한 민간단체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위해 결성됐다.

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이 같은 규모의 주주친화책이 나오면 삼성전자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르고, 현대차는 50만원까지 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보유한 현금 92조원 가운데 50조원을 털어 우선주를 매입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주 50조원어치를 사들인 뒤 이 가운데 20조원어치는 즉시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30조원어치는 미국 뉴욕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재상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현대차는 보유 현금 19조원 가운데 8조원으로 우선주 전량을 매입하는 한편 서울 삼성동 부지와 현대건설·KT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 주가가 뜀박질할 것이라고 봤다. LG화학은 보유 현금 9조원 가운데 2조원으로 우선주를 매입하면 기업가치가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거버넌스포럼은 한국 기업들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손질하고, 주주친화책을 북돋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이어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에 대한 건의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단기적 투자이익에 치중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여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등)은 92조원을 넘는다. 적잖은 규모지만 2022년 말(114조원)과 비교해선 22조원가량 증발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에만 5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데다 반도체부문의 적자가 이어진 결과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업황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시황이 나빠지면 통상 수십조원씩 적자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백조원을 들여 구축한 설비와 관련한 고정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년 30조~50조원씩의 설비투자를 이어 나가야만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메모리 시장환경과 설비투자를 대비해 100조원가량의 '현금 안전판'을 구축해둬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50조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라는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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