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됐나"…손정의, 1조 투자한 회사도 파산 위기

입력 2024-02-06 11:47   수정 2024-02-06 15:4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12억달러(당시 기준 약 1조3000억원)의 전환사채를 조달한 유전자 검사 기술 개발 업체 ‘인바이테’가 최근 구조조정 고문을 고용하고 파산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에 주가는 하루 만에 77% 급락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인바이테가 15억달러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 컨설팅 기업 FTI컨설팅, 로펌 커클랜드&앨리스 등과 협력해 파산을 포함한 여러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바이테는 지난 몇 년 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2억 달러의 전환사채를 조달했을 때도 자금을 주로 자산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에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선택을 받으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캐시 우드 대표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에 인바이테를 편입했고 인바이테는 ARKK 보유 비중 순위로 10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캐시 우드 대표는 “이 회사는 나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과소평가 된 주식”이라며 “게놈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수익을 내진 못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다양한 질병에 대한 위험 요인을 이해하고 생활방식과 식습관을 수정한다’는 컨셉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WSJ는 “유전자 검사의 문제점은 소비자들이 한 번만 테스트하면 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업이 매출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바이테 매출은 2020년 2억8000만달러에서 2021년 4억6000만달러, 2022년에는 5억1600만달러로 증가 폭이 점차 줄었다.

인바이테는 최근 일부 사업 매각을 통해 비용을 줄이려고 시도했다. 지난 1월 생식 건강 사업을 5250만달러에 팔았고, 작년 12월에는 2021년에 약 3억원에 인수했던 환자 데이터 플랫폼 ‘시티즌’을 매각했다.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에도 오랜 시간 영업이익을 창출하지 못한 것이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인바이테는 2013년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2억2000만달러 이상의 현금을 소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내려앉았다. 2020년 초 16달러에서 2020년 말 5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작년 초 1달러대로 하락한 주가는 파산설에 이날 9센트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2020년 말 70억 달러에서 현재 255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인바이테의 파산 우려 소식에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실패가 또 한 번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유오피스 운영기업 위워크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소프트뱅크는 약 143억달러를 날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10억달러를 투자한 실리콘밸리 건설 스타트업 카테라는 2021년 파산했다. 2020년에는 소프트뱅크가 10억달러를 투자한 독일 핀테크 기업 와이어카드가 회계 부정에 휘말리며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따라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평가 가치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소프트뱅크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에 이어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다음 타깃을 인공지능(AI)으로 정했다. 지난해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연례 주주총회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I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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