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가"…與野 도플갱어 공약전쟁

입력 2024-02-06 18:50   수정 2024-02-07 00:52

총선을 앞둔 여야가 비슷한 공약으로 퍼주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6일 경로당에 주 7일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주 5일 경로당 점심 제공을 공약하자 이틀 더 늘려 맞불을 놓은 것이다. 선거 시즌 단골 공약인 철도 지하화도 마찬가지다. 여당이 경기 수원 등 일부 구도심 철도 지하화를 내놓자, 야당은 이튿날 한술 더 떠 지하철과 GTX를 포함한 전국 철도의 ‘예외 없는’ 지하화를 선언했다.

“집토끼·산토끼 잡으려 실버공약 남발”
국민의힘은 이날 현재 주 3일가량인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의 점심 제공을 주 7일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을 포함한 ‘어르신 든든 내일’ 공약을 발표했다.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경로당의 냉난방비를 양곡비와 통합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는 경로당의 난방비가 남을 경우 양곡비로 쓰지 못하고 반납해야 한다.

경로당 점심 제공 확대는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3호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것과 비슷하다. 민주당은 ‘주 5일 점심’ 제공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간병비 급여화’ 공약도 발표했다. 유의동 정책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2027년에 간병비 급여를 본격화한다고 발표했지만, 그전까진 부담이 여전하다”며 “내년부터 간병인 등록·자격 관리제를 도입해 간병비 급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간병비용을 연말정산에서 세액 공제해주겠다고 했다.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역시 작년 11월 민주당이 내놓은 총선 1호 공약과 겹친다. 정치권 관계자는 “60대 이상 지지층이 많은 여당은 ‘집토끼’를 잡기 위해서, 4050 지지율이 높은 야당은 ‘산토끼’를 잡기 위해서 사실상 같은 내용의 ‘실버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철도 지하화…재원은?
지난 수십 년간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철도 지하화 공약도 마찬가지다. 여야 모두 상부 부지는 여가·문화 공간이나 랜드마크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제는 재정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모두 빠졌다는 점이다. 철도 지하화가 역대 선거 때마다 늘 언급되고도 선거가 끝나면 실현되지 못한 이유는 천문학적 사업비를 충당할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여당은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 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해 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한다. 특별법에는 민간 사업자가 지하화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상부 개발이익으로 회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철도부지를 현물로 출자하게 된다.

그러나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에 민간 사업자 참여를 끌어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서울 용산 역세권 개발 등 실패한 사례도 많다.

간병비 급여화도 건보 재정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과제다. 간병비에 건보를 적용하면 매년 최소 15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건보 재정은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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