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체부 장관 사과하라"…체육회가 '전쟁' 선포한 까닭

입력 2024-02-07 18:33   수정 2024-02-08 01:00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기관인 대한체육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유인촌 문체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전쟁’을 선포하면서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8차 이사회에서 강도 높게 문체부를 비판했다. 그는 “장재근 국가대표 진천 선수촌장이 네 번이나 문서를 보냈는데도 문체부에서 올해 체육 예산을 아직도 주지 않고 있다”며 “이게 문체부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시·도체육회장협의회도 7일 이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유 장관 주재 간담회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다.

갈등이 전면적으로 치닫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스포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민관합동기구인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체육회는 자신들이 추천한 9명의 민간위원 후보 중 한 명도 위촉되지 않은 점을 들어 보이콧을 선언했다.

체육회의 공격에 유 장관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유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SOC)를 대한체육회에서 분리할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는 대한체육회의 국내외 위상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유 장관이 이 회장과의 정면대결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회장이 주도하는 체육회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해 체육계 안팎에선 이 회장의 ‘개인기’라는 평가가 많다. 이 회장은 한국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행정가다. 1989년 우성산업개발을 창업한 이 회장은 이후 대한카누연맹 회장,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거쳐 2016년부터 대한체육회 회장을 맡고 있다. 관료·정치권에 포진해 있는 인맥을 동원해 정권마다 체육 관련 이슈에서 문체부와 각을 세우며 주장을 관철해왔다. 최근 갈등 국면에서는 문체부를 향해 “관료 카르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용산과도 교감 중”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오는 4월 열리는 총선도 이 회장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호재다. 대한체육회는 산하에 전국 시·군·구 체육회를 거느리고 있다. 지역의 풀뿌리 체육조직을 장악하고 있어 정치권이 체육회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수영/신연수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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