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돼지고기 안 팔리네"…CJ·대상 발목 잡은 라이신

입력 2024-02-08 16:25   수정 2024-02-15 16:40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주력 사업인 식품 부문의 선방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소재)사업의 핵심인 라이신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과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라이신은 돼지, 닭 등 가축의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아미노산이다. 업계에선 라이신 최대 매출처인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 둔화로 당분간 두 회사 바이오 부문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작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9조1297억원, 영업이익은 1조2905억원이다. 전년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2.5% 줄었다. 대상도 지난달 말 잠정 실적 발표에서 작년 매출은 4조1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32억원으로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식품 부문 실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난해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식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3%, 9.7%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에서 식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CJ제일제당은 38.7%, 대상은 59.2%다.

반면 라이신을 생산하는 바이오사업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은 동반 악화했다.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에서 14%가량 차지하는 바이오 부문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6%, 영업이익은 61% 줄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립토판, 발린 등 다른 소재 판매는 양호했지만, 중국의 축산시장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돼지 사료 첨가제인 라이신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대상 소재 부문은 1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다. 세계 돼지고기 소비·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에 달한다. 컨설팅회사 상하이JC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5400만t으로 전년 대비 100만t 줄었다.

올 들어서도 장기간 계속된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를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보다 20% 하락했는데도 판매량은 3분의 1 정도 줄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라이신 판매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대상에 따르면 2022년 ㎏당 2453원 수준이던 라이신 가격은 작년 9월 2007원으로 18.2% 하락했다.

중국 내 라이신 판매가 감소하자 CJ제일제당은 중국 공장의 라이신 생산량을 감축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액상형 라이신 등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라이신 업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사그라들었고 라이신 가격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어 CJ제일제당과 대상의 바이오 부문 실적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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