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뿐이던 中 가전…M&A 통해 고품질 승부

입력 2024-02-13 18:13   수정 2024-02-14 02:01

올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제품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큰 115인치 미니 LED TV였다. 압도적인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똑똑한 인공지능(AI)이 선사한 선명한 화질과 실시간 프로그램 추천 등 첨단 기능에 관람객은 환호했다.

이 제품을 내놓은 업체는 삼성전자도 LG전자도 소니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중국 가전기업 TCL. ‘가성비’로 승부하던 중국 전자제품이 이제 기술력에서도 글로벌 톱클래스에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내수시장만 바라보던 중국 전자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해외 영토를 넓혀나갔다. 그렇게 TCL, 하이센스, 샤오미, 하이얼은 세계 곳곳에서 팔리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중국 가전의 성장은 2000년대 전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서 시작됐다. 하이얼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부, 뉴질랜드 피셔&파이클, 이탈리아 캔디를 잇달아 손에 넣었다. 하이센스는 도시바 TV사업부, 유럽 가전업체 고렌예와 자동차용 에어컨업체 샌든홀딩스를 사들였다. 인수한 기업의 기술을 전부 빨아들여 첨단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AI를 접목하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나갔다. 올해 중국 전자업체들은 CES에서도 첨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TCL이 내놓은 스마트글라스 ‘레이 네오 X2 라이트’가 대표적이다. AI 챗봇 비서 역할을 하는 스마트글라스는 PC와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정보기술(IT) 제품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시험무대 삼아 갈고닦은 최적의 생산 시스템은 다른 나라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중국 가전업체에 안겨줬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에선 아직 우위에 있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중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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