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얼, 2찍 인증이네요"…'건국전쟁' 관람 비난 폭주

입력 2024-02-13 07:39   수정 2024-02-13 09:48


보수 진영 정치인들이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관람 후기를 잇달아 남기고 있다. 이 가운데 가수 나얼이 건국전쟁 관람 후기로 추정되는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기자 친야(親野) 성향 네티즌들이 그를 맹비난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얼은 전날 밤 건국전쟁 포스터, 성경 사진과 함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라디아서5:1) 킹제임스 흠정역"이라고 썼다. 이 게시물을 올린 취지는 온라인상에서 관람 후기로 해석되고 있다.

나얼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도 기독교와 인연이 깊다. 이 전 대통령은 스무살에 입학한 배재학당에서 기독교 신앙을 접한 뒤 이후 세계적 기독교 행사에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를 놓고 오늘날 논문( 미국 유학 시기 이승만 강연활동의 양상과 함의)에서는 "공식적 외교 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미국 공중에게 직접 한국의 독립이 위협받는 상황을 알리는 공공외교"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얼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얼 2찍(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여당 지지자 멸칭) 인증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 게시물로 올랐다. 이 글을 쓴 작성자는 "개독교(기독교 멸칭) 메시지까지 남기다니, 이승만이 그렇게 존경스러운 인물이냐. 머리에 피도 없는 사람아"라고 했다.

이 글에는 "선거가 다가오니 다 튀어나온다", "나얼 참 좋아했는데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다. 어쩔 수 없다. 잘 가시라", "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노리는 게 아닐까", "와 나얼 정뚝떨(정이 뚝 떨어짐)이다", "저쪽 진영에서 이승만 띄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 "이영애에 이어 나얼도 손절하는 걸로" 등의 댓글이 달렸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양 진영의 상징적인 전직 대통령 띄우기로 표심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조명한 건국전쟁,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진영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 관람을 독려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각 영화를 공개 관람하기도 했다.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일부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분(이 전 대통령)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안전한 것이고, 농지 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에서 기업가의 나라로 바뀐 것"이라고 했다.


한편, 친야 성향 네티즌들은 '(재)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에 5000만원을 기부한 배우 이영애도 여론 재판대에 올려 비난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이영애의 기부 소식에 "저쪽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역사 인식까지 참 안타깝다", "이제는 금자를 보내줘야겠다",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옛말이 딱 맞다" 등 격렬한 반응을 보였었다.

이영애는 재단에 보낸 편지에서 "자유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의 고마움을 외면할 수 없어 건립 모금에 선뜻 참여해야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께서는 재임 중 잘못하신 것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잘하신 것들도 많다고 본다"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것만 비난하며 국민들을 갈등하게 만드는 것보다 잘한 것을 칭찬하며 화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 평안하고 좋은 나라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소망해 본다"며 "저희 가족은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단에도 그분들의 고마움을 기리며 후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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