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살 엄두 안나…수입산 오렌지 고른다" 주부들 하소연

입력 2024-02-15 21:00  

"사과가 너무 비싸 오렌지를 샀어요. 딸기도 설 때보다는 가격이 내렸다지만 '다라이(대야) 딸기' 하나(1kg)가 2만원이 넘더라고요. 체리가 할인하길래 딸기 대신 샀는데 다음엔 냉동으로 살까 합니다."

아들 둘을 키우는 40대 주부 윤모씨는 최근 간식거리를 구입할 때 국산 대신 수입 과일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 백화점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사과 특품 한 개당 가격이 2만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는 등 국산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15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3~14일 과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수입 과일 매출은 설 연휴 직전 이틀간보다 31.4% 뛰었다.

이 기간 할당 관세를 적용받은 오렌지와 파인애플 매출은 각각 168.5%, 70% 치솟았다. 앞서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 과일(바나나·오렌지·망고·아보카도·자몽·파인애플) 6종과 냉동 딸기 등에 대해 역대 최대 수준 할당 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오렌지에 대한 관세는 10%로, 나머지 5종에 대한 관세는 0%로 떨어졌다.

최근 고공 행진하는 국산 과일 몸값에 부담을 느끼 소비자들이 수입 과일에 지갑을 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딸기(상품) 100g당 가격은 평균 2122원이었다. 설 연휴 직전인 한 주 전(2월8일 2354원)보다 9.9% 내렸지만 평년(1409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50%가량 비싼 가격이다. 1년 전보다도 36.1% 올랐다.

사과와 배는 더 심각하다. 설 연휴 전보다 되레 몸값이 올랐다. 설을 앞두고서 대형마트 등에서 진행된 정부의 할인 지원율이 줄어든 여파다. 사과(후지 상품) 가격은 10개에 2만9044원으로 한 주 전보다 15.1% 뛰었다. 한 개에 2900원꼴이다. 1년 전보다 26.6%, 평년보다는 16.5% 높은 수준이다. 배(신고) 가격은 10개에 3만6535원으로 한 주 전에 비해 15.1% 올랐다. 역시 1년 전보다 20.4% 비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할당 관세가 적용된 수입 과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 하락 품목은 제한됐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인 것.

aT에 따르면 미국산 오렌지(상품) 10개 가격은 1만8042원으로 한 주 전보다 0.6% 내렸다. 한 개당 가격은 1800원선으로 사과의 절반 수준이다. 망고(상품) 가격은 한 개에 4568원으로 1년 전보다 23.4%, 평년보다 7.7% 떨어졌다.

위성탁 GS리테일 농산팀 상품기획자(MD)는 "올해는 국산 과일 가격이 뛰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을 찾는 고객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산 과일 몸값이 치솟은 이유로는 지난해 기상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은 탓이 꼽힌다.

특히 사과의 경우 '金(금)사과'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 사과는 농촌 고령화로 문을 닫는 노후 과수원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수확을 두 달여 앞둔 7~8월 비가 자주 와 생육이 부진했다. 병충해 피해가 늘고 일조량이 부족해 품질이 좋지 않아 특품 가격은 더 비싸졌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총 39만4428t으로 전년(2022년 56만6041t)보다 30.3% 줄었다. 수확 가능한 성과수 재배 면적이 2만4867ha로 4.2% 줄어들었고, 10ha당 생산량마저 27.3% 급감한 1598kg을 기록했다.

그 결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일 물가는 26.9% 치솟아 2011년 1월(31.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20%대로 오른 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 지표에는 정부의 성수품 할인 지원과 대형마트 자체 할인 등이 반영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과일값 상승세는 뚜렷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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