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폭탄에 '휘청'…강남 재건축도 수억씩 빠졌다

입력 2024-02-15 18:06   수정 2024-02-16 01:11

공사비 급등으로 ‘분담금 폭탄’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조정받고 있다. 20·30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이 몰렸던 노원구에선 호가가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갔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면적 160㎡는 지난달 중순 52억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7월 신고가(65억원)보다 13억원 떨어졌다. 인근 압구정 현대3차 전용면적 82㎡ 매물은 35억원 정도에 나와 있다. 지난해 11월 39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으로, 두 달 새 호가가 4억원가량 빠졌다. 압구정 3구역에 속한 이들 단지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70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재건축 예상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매매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다른 강남 단지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9월 21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전용 84㎡가 지난달 14억5000만원에 팔렸다. 4개월 새 7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조합 내홍이 끊이지 않는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달 23억7000만원(4층)에 손바뀜해 지난해 9월 24억4000만원(7층)에 거래된 뒤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호가는 22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송파구 대표 재건축 사업인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24일 23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거래가(24억68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강북에서는 분담금 우려에 절반가량 하락한 단지도 나오고 있다. 전용 31㎡ 단일 면적대로 이뤄진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에서 재건축 후 전용 84㎡에 들어가기 위해 가구당 추가로 5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실거래가는 4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8월 8억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집값보다 추가 분담금이 더 많이 들어 손을 털고 나가겠다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 시장 위축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께 착공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시공사가 최근 조합에 약 1조40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공사비가 기존 약 2조6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불어나는 셈이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내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이번주(지난 13일 기준)까지 0.47% 하락했다. 새 아파트인 준공 5년 이하 매매가는 0.18% 떨어져 상대적으로 침체장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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